사계절출판사 독서 코칭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15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 깊이 읽기
- 연암 박지원의 「예덕선생전」을 이은홍이 다시 쓰고 그리다

 

글․그림 이은홍 / 원작 박지원

 

보기에 더러우나 더없이 깨끗하고 바른 사람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는 조선시대의 문인이자 학자인 박지원이 쓴 한문단편 「예덕선생전」을 작가 이은홍이 다시 쓰고 그린 것입니다. 「예덕선생전」의 주인공은 똥 푸는 일을 하는 엄행수라는 사람입니다. 더럽다는 뜻의 예(穢)와 남이 보나 자기 스스로 생각하나 바람직하다는 뜻을 지닌 덕(德)을 써서 예덕선생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니, 말 그대로 하는 일이 겉보기에는 더럽지만 그 살아가는 모습은 더없이 깨끗하고 바른 선생님이라고 풀어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선생님 선귤자가 제자인 자목에게 들려주는 예덕선생의 이야기는 참 재미있고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여기서는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책을 보는 즐거움이 줄어들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문으로 된 글이라 지금의 우리가 읽기 어렵고 또한 한글로 번역을 하여도 18세기의 이야기라 지금의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조금 있습니다. 해서 그 이야기를 다시 쉽게 풀어서 잘 다듬어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책을 보신 후 원래의 이야기를 꼭 다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18세기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서울 사대문 밖에서는 어떤 농사를 지었는지도 알 수 있고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읽는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답니다.

 

서당 선생님의 가장 멋진 친구는 똥퍼 아저씨
이 책의 주인공 똥퍼 아저씨는 집집이 다니며 똥 푸는 일을 합니다. '똥'이란 것, 그것이 연상시키는 첫 번째 단어는 아마도 '더럽다'일 것입니다. 그 더러운 똥을 퍼 담아 옮기는 일을 하는 사람, 아마 이런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첫인상도 역시 '더럽다'일 것입니다. 똥퍼 아저씨 역시 하는 일이 그런 터라 사람들이 더러운 일을 하는 이, 그래서 더러운 이, 가까이 두고 사귈 만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기, 그 똥퍼 아저씨가 자신의 가장 멋진 친구라며, 한술 더 떠서 친구보다 더한 자신의 선생님이라며 자랑으로 여기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나'의 아버지예요. '나'의 아버지는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서당 선생님의 가장 멋진 친구가 어떻게 똥퍼 아저씨일 수가 있는 거지요? 그 궁금증은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풀릴 테니 여기서는 책에는 못다 실은 것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똥퍼 아저씨의 일 도구
똥퍼 아저씨가 등에 진 것은 똥을 담아 나르는 똥장군입니다. 맨 위에 뾰족한 것은 똥장군의 주둥이를 막아놓은 나무 토막입니다. 아저씨가 들고 있는 것은 똥을 퍼내는 똥바가지예요.

 

그림 찾아보기
그리고 책의 그림 중에는 옛 그림을 본떠 그린 것이 몇 장면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단원 김홍도의 그림들 가운데 『씨름』에서 따온 엿 파는 아이도 있고요, 『서당』에서 따온 회초리 맞고 우는 아이, 『벼 타작』을 본떠 그린 것이 있습니다. 또 강희언의 『사인삼경첩』 중의 「사인시음」('선비가 시를 읊는다'는 뜻
입니다)을 본떠 그린 것도 있습니다.


글․그림 / 이은홍
이은홍은 충북 제천, 월악산 아래 마을에 삽니다. 책을 통하여 어린이와 청소년들과 만나는 일을 가장 기쁘고 보람된 일로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역사신문', '세계사신문', '한국생활사박물관', '어린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어 펴냈으며, 『역사야, 나오너라!』, 『술꾼』(2001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 수상), 『호랑이가 예끼놈!』 등의 책을 지었습니다.

 

원작 / 박지원
원작인 「호질」을 쓴 박지원(1737~1805)은 조선 후기에 살았던 문인이자 학자로 호는 연암입니다. 실제생활에서 동떨어진 채 점잖고 고상한 말과 글만을 귀히 여기는 학문 풍토를 비판하고, 귀천을 떠나 사람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문물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담은 수많은 글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청나라의 수도 북경을 여행하고 돌아와 쓴 『열하일기』는 우리나라 여행문학의 으뜸으로 꼽힙니다. 그밖에 「예덕선생전」, 「호질」, 「광문자전」, 「양반전」, 「허생전」 등, 젠체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꾸짖고 사회의 모순을 꼬집는 여러 편의 짧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자료 제공 :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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