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 궁금하다면

배성호 (서울수송초 교사)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신기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개그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함께 보다보면 아이들이 웃거나 놀라는 지점이 어른과 다르기 때문이에요.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는 말처럼 이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 나름의 코드 때문이지요. 어느새 세월이 지나면서 어른들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좋아하는 아이 코드에서 출퇴근 교통 걱정을 하는 어른 코드로 바뀌었을 따름입니다.
 이 책 『호랑이 눈썹』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아이들 마음자리를 살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갑작스러운 아이들의 행동 변화에는 사실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는 큰 변화, 또는 혼자만의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과정 등등 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아이들은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펼쳐가곤 합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는 어른들은 미처 그 과정을 헤아리지 않고, 그저 드러나는 아이의 행동 결과만을 봅니다.
 결과만으로는 온전히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서로 ‘벽’에 부딪히며 답답해   합니다. 소통이 부족한 것이지요. 그 벽을 허물고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한 해결책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찬찬히 아이가 처한 입장 그리고 어른이 처한 입장을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네 편의 이야기들을 통해 통통 튀면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성장해가는 아이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바로 지금 아이들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어렸을 때 한 번 쯤 겪어보거나 생각해봤던 어른들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들은 그저 어려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받고 스스로의 삶을 일궈가는 대상으로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건네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모르게 어른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재단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았습니다. 책 속에 담긴 네 편의 이야기들은 그저 눈으로 읽을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감정을 살려 함께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감칠맛 나는 문장으로 책을 함께 읽다보면 어느새 어른과 아이라는 구별 없이 서로 친구가 되어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어린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과연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나요? 그럼 개그콘서트의 꽃 거지가 외친 ‘궁금하면 500원.’ 대신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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