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독서교육 전문가 민지숙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오늘 넌 최고의 고양이>의 추천글입니다.

 

고양이는 때때로 ‘자유로운 영혼’이란 별칭으로 불립니다. 도시에서 쓰레기통을 뒤질지라도 품위를 잃지 않고 당당하며 심지어 고독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투영된 별칭이지요. 물론 고양이들이야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 우리 아이들과 고양이의 닮은 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고양이처럼 아이들은 그들만의 무한한 세계가 있습니다. 고양이가 떠돌이 생활을 하든 주인(인간의 입장에서)과 함께 정착하며 지내든 언제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독립한 존재로서 자유로움을 강하게 원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자아를 인식하는 때부터 스스로 자기 것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끊임없이 자기가 할 거라고 요구하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엔 분노하지요.

 

『오늘 넌 최고의 고양이』를 읽으면서 저는 주인공 고양이 에투알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고, 에투알을 거친 주인들에게서 부모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에투알이 피부병에 걸려 볼품없다고 매몰차게 버리는 첫 번째 주인은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인 양 편협한 기준대로 키우다 그 기준을 아이가 채우지 못했을 때 부당하게 대하는 부모들과 비슷합니다. 주인의 사랑을 받으려고 애쓰다 벌판에 버려진 에투알을 보며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다 잘못된 양육 태도 때문에 상처 받는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다행히 에투알의 두 번째 주인인 공방 할아버지는 이상적인 반려자였습니다. (둘이 만나서 서로의 체온에 기대 추운 길을 함께 갔던 장면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에투알에게 쥐 잡는 걸 부탁하는데 결코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에투알이 쥐잡기에 흥미를 느끼자 진심으로 기뻐하고 격려합니다. 공방 할아버지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아는 부모를 닮았습니다. 그런 부모와 함께 하는 아이들이 부모를 믿고, 세상에 마음을 열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듯이 에투알도 주인의 사랑을 못 받을까 초조해하지 않고 진심으로 가슴 뛰는 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 이런저런 수난과 갈등을 겪던 에투알이 드디어 ‘선택’의 순간을 마주합니다. 에투알처럼 아이들도 한 인격체로서 스스로 자기 인생을 결정지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겠지요. 그 선택은 아무도 대신할 수 없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대나 강요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안 됩니다. 에투알의 공방 할아버지도, 아이들의 부모도 그저 옆에 있어 줄 뿐입니다. 혹시 에투알의 선택이 너무 뜻밖이라고,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는데 에투알의 강박 없는 자유로운 선택에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공방 할아버지도 말했지요. “네 일이니까 스스로 결정하거라.” 우리도 공방 할아버지처럼 아이를 구속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도움을 주는 믿음직한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 민지숙(어린이 독서교육 전문가, <생생 +똑똑 체험 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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