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번역가, 옛이야기.그림책 작가 엄혜숙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천하무적 야만바 할머니>의 추천글입니다.
나이는 296살인데, 올림픽 선수보다도 힘이 세고 프로 레슬링 선수보다도 장사인 할머니가 있어요. 이 할머니는 그물 침대까지 있는 2층짜리 녹나무 집에서 혼자 재미나게 살고 있지요. 그 할머니가 누구냐고요? 도토리산 꼭대기에 사는 '야만바' 할머니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이 책에는 다섯 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요, 엉뚱하면서도 힘이 센 야만바 할머니의 활약상이 잘 그려져 있어요.
두 편은 야만바 할머니와 도토리산에 사는 동물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어요. 야만바 할머니는 사촌 결혼식에 가는 까마귀 부부의 세 아기를 돌봐 주기로 하는데, '모모타로' 이야기를 해 주다가 아기들이 잘 듣지 않자 얼른 이야기를 끝내고 맙니다. 그런데 야만바 할머니가 점심거리를 구하러 집을 비운 사이에 그만 구렁이가 세 아기를 삼켰지 뭐예요! 그러자 야만바 할머니는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자세로 구렁이를 빙빙 돌려 까마귀 아기들을 구해 주지요. 또 폭풍우 치는 날, 야만바 할머니는 그물 침대에서 혼자 여러 역할을 하면서 신나게 난파선 놀이를 합니다. 그러다가 물에 떠내려가는 너구리를 보고는 구조대 놀이로 바꾸어 너구리를 구해 주지요.
세 편은 야만바 할머니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담고 있어요. 가을이 되자 야만바 할머니는 겨울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도토리산에 알밤 도둑이 있지 뭐예요. 할머니는 알밤 도둑이 남긴 단서-빨간 실, 운동화 자국, 알루미늄 깡통-를 보고, 알밤 도둑이 '빨간 털이 달린 거대한 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어린 오누이였는데요. 야만바 할머니는 바람에 날려 온 상가 광고 전단지를 보고는 자기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을로 내려가다가 자동차를 만나는데요, 자동차가 빨리 달리자 달리기 시합을 하지요. 야만바 할머니는 풍선을 찐빵인 줄 알고, 솜사탕을 먹어보고는 달달한 구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엉뚱한 오해가 큰 웃음을 자아내지요. 야만바 할머니는 사슴 할아버지를 구해 주고 '우라시마타로' 이야기를 듣습니다. 야만바 할머니는 이 이야기를 듣고는 은혜 갚기를 하고 싶은 나머지 눈 내린 날 일부러 마을에 내려가 웅덩이에 빠져 있지요. 그러다가 어떤 할머니가 야만바 할머니를 구해 주는데요. 실은 시든 배추인 줄 알고 뽑으려고 했던 것이지요. 야만바 할머니는 그 할머니를 집으로 데려와서 크게 대접을 하지요.
야만바 할머니는 296살이나 되었지만 힘도 세고 아주 빨리 달릴 수도 있어요. 엉뚱한 데가 많은 야만바 할머니는 마치 할머니가 된 삐삐 같아요. 이 책에는 모모타로라든가 우라시마타로 같은 옛이야기의 세계, 까마귀나 너구리 같은 도토리산에 사는 동물의 세계, 왁자지껄하면서도 활기찬 마을 사람들의 세계가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꾸벅꾸벅 졸다가도 남에게는 늘 "내가 잤다고? 잠깐 생각한 거야!" 하고 말하는 야만바 할머니. 야만바 할머니는 폭풍우가 치는 날이면 "난파선놀이 하기 딱 좋은 날이다!" 하면서 아주 신이 나지요. <천하무적 야만바 할머니>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야만바 할머니의 좌충우돌 바다 탐험>과 <야만바 할머니의 시끌벅적 운동회>도 단숨에 내리 읽었는데요, 야만바 할머니랑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모험을 함께한 기분이었답니다. 별로 재미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린이, 뭔가 신 나는 일이 없을까 두리번두리번 찾고 있는 어린이는 꼭 읽어 보세요.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 엄혜숙(어린이책 번역가, 옛이야기.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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