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초등학교 교사 박정아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금요일의 영웅>의 추천글입니다.


오딜 선생님께서 두 손을 비비며 칠판 앞을 왔다 갔다 하시면서 악어의 이빨을 몽땅 드러내고 씩 웃으십니다. 뭔가 폭탄 발언을 하실 것 같은데요. 네! 언제나 그렇듯이 줄리앙의 예감은 항상 적중합니다. 학년이 끝나는 마지막 금요일에 5분 동안 자신이 평소에 학교에서 보여 주지 않은 또 다른 자기 모습에 대해 발표를 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숨겨진 얼굴'을 밝히는 것이죠. 줄리앙은 이번 숙제가 정말이지 최악입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숙제는 줄리앙은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똑같은 숙제가 되어 고민하게 하고, 종국에는 가슴 깊은 감동을 주는 일화를 만들어 내죠. 나의 '숨겨진 얼굴'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숙제가 이제 우리에게도 떨어집니다.


사실 줄리앙은 친구들에게 무엇인가 굉장한 작품을 보여 주며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거기서 모든 고민과 갈등, 사건이 시작되지요. 자신이 누구보다도 암산을 잘하고, 한낱 파스타 박스를 타임머신으로 여겨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하는 상상력은 너무나도 훌륭한 능력인데 말입니다. 여기서 작가는 줄리앙을 통해 우리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흔히 우리는 남에게 보여 주거나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것을 따라 하려 하고, 거창한 것들만을 자랑하려 합니다. 돈, 명예, 인기 있는 것 등 뭔가 아! 소리가 나올 법한 것들만 말이죠. 그것은 아니와 자스민이 자신의 진짜 재능과 상관없이 인기 있는 팝가수의 겉모양을 따라하는 발표를 통해서도 꼬집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숨겨진 얼굴'은 무엇에 흥미가 있으며, 소박하지만 그것을 할 때 성취감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죠. 어른들의 잣대나 기성세대에서 통하는 것들을 익히도록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생각해 볼 일입니다.


또한, 오딜 선생님의 '숨겨진 얼굴' 발표는 상담 선생님께서 말레트의 힘을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고 다른 데로 쓰게 하며 동시에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레슬링을 권유한 데서 고안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말레트는 현재 학교 현장에서 가장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의 핫 아이콘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근본적이고 건설적인 대안을 주는 프로그램이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처음부터 나쁜 아이, 언제까지나 못된 아이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잘하고 좋아하는 것은 있기 마련이며 아이들이 가진 능력을 좋은 방향으로 발산하게 하고,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며 익히는 가운데 자신감이 생기는 일은 어떤 아이에게도 훌륭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결국 과시욕을 이기지 못하고 줄리앙은 누나가 만든 성을 자기가 한 것처럼 발표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어 종국에는 사실을 고백하게 됩니다. 거짓말을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 상황과 갈등, 그 속에서의 미묘한 줄리앙의 심리를 재미있게 그려 내, 읽는 내내 책 속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지극히 아이다운 줄리앙의 인간적인 매력과 동시에 진실을 밝힐 줄 아는 진정한 용기를 지닌 줄리앙! 그 용기 뒤에 생긴 마지막 반전까지, 금요일의 영웅' 이야기 속으로 지금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박정아(평촌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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