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지도사 김재운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9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는 꿈 같은 거 없는데>의 추천글입니다.
<나는 꿈 같은 거 없는데>. 제목을 들었을 때 뜨끔했다. 마치 어린 시절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이다. 점수 맞춰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최선이었던 나의 초등고등학교 시절엔, 꿈 같은 것을 꿀 시간이란 없었다. 그저 영어, 수학 공부에 매진하며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인정하는, 그러니까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전부였다. 부모님은 아주 어릴 때부터 교사나 약사를 하라고 권하셨고 그 외의 직업은 허무맹랑한 꿈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우주비행사나 서커스단장 같은 게 되고 싶었지만 그런 얘기를 하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국영수 공부나 하라고 뭐라 하셨다. 나는 점점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어린이가 되어 갔다.
요즘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는 공무원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꿈이랄 게 없던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또한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나는 어쩌면 내 부모처럼 우리 아이에게서 꿈을 빼앗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이 책 <나는 꿈 같은 거 없는데>는 꿈을 돈을 주고 사고팔 수 있게 된 근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꿈 제품 ‘몽키’를 마음대로 골라 살 수 있게 되자 모든 사람들은 쌍수 들고 환영하며 반긴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일어난다. 꿈을 고를 수 있게 되자 부모들은 너도나도 돈과 명예,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꿈을 아이에게 권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진짜 꿈을 거세해 버린다. 시간이 흐르고 아무도 더 이상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지만 몽키 덕에 미래는 장밋빛으로 물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설계된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꿈 영재가 되기 위해 특별과외를 받고 학원에 다니는 장면이나 너도나도 같은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미래의 풍경이라기보다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 다름없어 보인다. 어쩌면 우리 어른들은 지금 이순간도 아이들에게서 꿈을 빼앗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꿈이 없는 이 시대에 진정한 꿈의 가치에 대해 알려준다. 꿈이 없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 - 김재운(독서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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