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교육연구소 놀자아 대표 이원영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9월의 좋은 어린이 책,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의 추천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성인책보다 어린이책을 더 즐겨 읽게 되었다. 특히 내가 어렵다고 생각되는 분야-역사나 천문, 지리, 자연사 등-를 공부할 때는 반드시 아이들 책부터 먼저 읽곤 한다. 어린이책은 대부분 쉬우면서도 재미있다. 그런데 어린이 책을 많이 읽다보니 생각보다 어렵게 쓰여진 책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글씨가 크고, 만화나 그림이 많으면 쉽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자체가 어려우면 아무리 글씨를 줄이고 그림을 많이 넣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박물관체험교사를 할 때에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교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개그가 아이들을 썰렁하게 만들기도 하고,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한국말(?)을 못 알아듣기도 한다. 그래서 박물관 체험놀이교사들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항상 고민을 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재미있을까?' '어떻게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역사는 다른 분야에 비해 쉽고 재미있게 풀기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김영숙씨의 책을 읽으면 역사가 참 쉽고 재미있어 진다. 제목부터 끝날 때까지 재미있고 쉬워서 술술 넘어가는 것이 진짜 어린이책 답다. '아이들이 실제로 발굴현장에 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런 생각을 할 사이도 없이 어느새 어둑어둑한 발굴현장에 도착해 버린다. 그리곤 바로 발굴단과 한 마음이 되어 분주히 움직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혹시라도 이제 막 발굴하기 시작한 유물이 없어지면 어쩌나?' '손이 정말 시려오는구나.' 긴장과 추위 속에서 물이 고이는 발굴 구덩이를 파는 일은 마치 영화처럼 내 앞에서 한 장면 한 장면 흘러간다. 그리고 마침내 '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온전한 모습을 드러낸 '금동대향로'가 눈앞에 나타난다.
운이 좋게도 나는 책을 읽으며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발굴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면 진흙 속에서 나온 그 유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유물에 대해 알고 싶고, 자랑스럽고 사진만 봐도 헤벌쭉 웃음이 나오겠지?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는 마치 영화처럼 우리를 그런 현장에 데려다 주는 책이다. 역사는 어렵고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를 쉽고 재미있는 친구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겨보자.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의 첫줄을 읽기 시작하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다. - 이원영(놀이교육연구소 놀자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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