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송초등학교 교사 배성호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고무 따라 역사 여행>의 추천글입니다. 


자동차.자전거 타이어부터 축구공, 고무줄, 냉장고 문 패킹, 운동화 밑창에 이르기까지 고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무척이나 쓰임새가 크다. 실생활에 쓰게 된 역사는 180여년에 불과하지만, 고무의 역사 속에는 현대 산업사회가 이뤄진 과정들이 담겨 있다.


고무는 어디서 유래했고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이 책 <고무 따라 역사 여행>은 고무에 담긴 역사, 고무를 통해 보는 세계사 책이다. 친절한 문장과 생동감 있는 그림과 흥미로운 자료 사진들이 결합된 화면이 우선 눈길을 끈다.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가공해서 만드는 천연고무는, 본디 남미 아마존 지역에서 주로 났다. 그런데 산업 발달로 수요가 늘어나자 유럽 사람들은 고무를 얻으려고 세계로 진출했고, 부당한 일들도 서슴지 않았다. 남미 원주민들에겐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았고, 아프리카 콩고에서는 30년 동안 인구가 절반으로 줄 정도로 가혹하게 고무 수액을 착취했다.


영국인들은 고무나무 농장을 만들기 위해 반출이 금지됐던 브라질 고무나무의 씨앗을 몰래 빼냈다. 이 사건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자원 도둑질'이라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천연고무는 점차 동남아시아 농장에서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 뒤 발명된 합성고무는 획기적인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또 우리나라에 고무가 들어온 유래와 대히트 상품인 고무신을 발명한 이야기, 재미있는 고무신 광고도 나온다. 1930년대 평양 고무공장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이 대동강변 을밀대에 올라가 '월급을 깎지 말라'며 국내 처음 고공농성을 했던 일화도 실었다.


지은이는 고무로 덕을 보고 사는 우리들이 고무의 편리함과 산업화를 성공시킨 유럽인들의 이름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아프고 힘들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의 침략자들에게 착취당하고 죽어간 남아메리카 아마존 지역과 아프리카 콩고 원주민들과 고무 공장 노동자들의 아픔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이다. 어린이들과 역사를 어떻게 생생하게 공부할까 늘 고민하는 나에게는 무척 반갑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 책 이후로 나올 시리즈들도 기대된다. - 배성호(서울 수송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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