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출판사 대표 장인용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맛있는 짜장면의 역사>의 추천글입니다. 


작은 것에 숨어 있는 신기한 역사

세상에는 신기한 역사들이 많이도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글을 쓰는 연필이나 만년필, 볼펜과 같은 사소한 것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 재료와 기술에는 색다른 깊은 뜻이 있습니다. 우리나 날마다 먹는 밥과 그릇, 그리고 수저에도 재미난 역사들이 숨어 있습니다. 고려 시대의 숟가락을 보게 되면, '저런 숟가락으로 어떻게 밥을 먹었지?' 하고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 가까이 있기에 친숙해서 '숟가락은 원래 그런 모양이었어.' 하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이런 일상의 신비함을 지금 우리들이 먹고 있는 음식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치, 된장찌개, 비빔밥과 같은 흔한 음식들도 나름대로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짜장면이라고 하면 중국 음식점에서 팔고 있으니까 중국 음식이려니 여길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중국 음식에 그 뿌리가 닿아 있으니 중국 음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 식대로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었으니, 절반은 우리 음식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런 짜장면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 되었는지, 짜장면을 먹을 때에는 왜 노란 무나 양파를 함께 먹게 되었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맛있는 짜장면은 어디서 파는지, 아니면 짜장면을 사먹을 돈이 내 호주머니에 있는지가 궁금할 뿐이겠지요.


이 책은 짜장면에 대해서 아주 많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합니다. 짜장면을 만든 화교들이 어떻게 우리나라에 살게 되었나부터 시작해서 중국의 찌장면괴 한국의 짜장면은 어떻게 다른지, 엄마 아빠 때 짜장면은 어떤 의미였는지, 짜장면 배달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말입니다. 또한 짜장면과 짬뽕이 우리나라에서 중국집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게 되는 배경, 짜장면에 얽힌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짜장면 등의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재미있게 늘어놓습니다. 뿐만 아니라 짜장면 집에서 궂은일을 하다 지금은 아주 큰 중국 음식점을 하게 된 할아버지 이야기도 나오고, 번개처럼 짜장면을 배달해서 이름난 아저씨도 등장하고, 짜장 라면이 나오게 된 이야기도 있습니다. 짜장면에 관한 종합 박물관인 셈이지요.


옛날의 역사는 주로 큰일들만 다루었습니다. 나라가 서거나 멸망하면서 왕들이 바뀌고, 전쟁을 치루는 커다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역사는 큰 흐름을 아는 데에는 쓸모가 있지만, 그 시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았는가를 아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런 역사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평범한 사람들이나 생활상을 연구하는 분야가 생겼습니다. 작게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이런 역사를 '미시사'라고 합니다. 이 책도 흔한 짜장면을 통해서 우리 생활을 되돌아본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가가면 옛날이 더 정겹게 보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빠와 엄마가 어렸을 때에는 어떻게 살았는지를 더욱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짜장면과 함께 100년의 시간이 녹아 있는 역사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우리 주위에는 짜장면처럼 흔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많이 알 수 있는 소재들이 널려 있습니다. 역사는 왕이나 대통령이나 장군들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 그렇다면 짜장면을 통해서 1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생각이 저절로 나지 않나요? '그런데 짜장면에 대한 지식이 늘면 무슨 좋은 일이 있나요?' 하고 묻고 있는 분이 있나요? 그러면 무엇보다도 짜장면이 맛있어지고 즐거워진답니다. 그리고 맛있는 짜장면과 그렇지 않은 짜장면을 구별할 수 있지요. 음식도 아는 만큼 맛있는 것이랍니다. - 장인용(지호출판사 대표, <식전 ‒ 팬더곰의 밥상견문록> 지음, <그림으로 읽는 중국 신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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