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책 편집자 강미연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멍청한 편지가!>의 추천글입니다.


난생처음 받은 연애편지가 사실은 잘못 온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11살 소년의 이야기라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별안간 가슴이 찌릿했다가 열이 나다가 짜증이 나고, 그러다가 또 울고 싶어지는 알 수 없는 기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날아든 느낌이 낯설어 자기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동주의 마음이 생생하게 다가와 읽는 내내 '엄마 미소'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별안간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더니, 궁금해졌다.


우리에게 '처음'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처음을 두 번째, 세 번째보다 오래 기억하고 곱씹는다. 그리고 그 '처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의 삶을 수정하며 살아간다. 때문에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요정의 시간'이라 할지라도, 처음의 기억은 소중한 것이다. <멍청한 편지가!>는 아이들이 '난생처음' 낯선 세계와 조우하는 순간을 포착한 동화이다. 난생처음 생리를 경험하고, 변성기를 겪고, 사랑에 빠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주인공 동주가 사랑에 빠진 순간 주변의 모든 것은 그대로이지만, 동주의 눈에는 분명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그것이 '성장'이고, 경험의 결실이니까. 아이들에게는 수많은 '다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자연스레 헐랭이 동주와 콩새 영서의 다음 사랑이 궁금해졌다. 나이가 두 자리 숫자가 되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의 삶에 깜짝 놀랄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 아이들에게, 그래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마법의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 강미연(어린이청소년책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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