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편집자 김성은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마법의 가면>의 추천글입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도와주는 그림책, <마법의 가면>

<마법의 가면>은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한 그림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날 주인공은 학교 가는 길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가면을 줍게 됩니다. 가면을 쓰면 어떤 동물로도 변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마법의 가면'이지요. 주인공은 가면을 쓰고는 웃기게 생긴 명주원숭이, 커다란 곰, 무시무시한 늑대, 그리고 떠돌이 개를 거쳐 결국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처음 읽을 때는 어쩌면 사람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 혹은 다면성을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그래 그랬지. 내 안에도 누군가를 즐겁게 해 주고 싶은 욕구, 으쓱대는 마음, 때론 불쑥불쑥 올라오는 화란 감정도 존재했었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읽다 보니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화가 났고, 분노로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니 주변엔 아무도 남질 않게 됩니다. 결국 엄마 아빠도 날 몰라보지요. 아,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슬픔에 떠돌이 개가 되어 방황하던 주인공을 누나가 꼭 안고 쓰다듬으며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까지 읽으니 아, 이 그림책은 누구나 하나쯤 품고 있는 '상처'와 그것의 '치유'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을 덮고 다시 생각해 봅니다. 주인공은 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가면을 주었을까요? 어쩌면 간절히 나를, 내 마음을 표현할 통로를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얘들아, 나 이유 없이 화가 나, 내 마음 좀 봐 줘, 나 외로워, 하고 말입니다.


결국 이 그림책은 마음의 문제를 말하고 있네요. 마음에 쌓이는 화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지나갔을 때, 언젠가는 그 화가 나를 향한 화살이 되어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내 마음 깊은 곳을 잘 들여다본 뒤, 그것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화든, 분노든 적절히 표현하고 풀어내야만 좋은 관계도 만들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아, 마음의 문제는 이 나이가 되어도 늘 어렵기만 합니다. 이 책이 진짜 내 마음에 닿는 여러 가지 길을 보여줄 것만 같습니다. - 김성은(어린이책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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