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칼럼니스트 한미화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의 첫 별자리 책>의 추천글입니다.


요즘은 이과생들은 모두들 의대를 가려고 혈안이지만, 내가 어릴 적에는 물리학과나 천문학과가 단연 윗길이었다. 특히 1980년대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의 진행을 맡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에 매료된 또래들에게 천문학은 로망이었다. (없는 거 없는 유투브를 방문해 Carl Sagan's Cosmos라고 입력하면 그 유명한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나 역시 수학을 잘했다면 지금쯤 천문학자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쉽지만 수학만이 아니다. 물리도 영어도, 모든 과목을 더 잘했어야 가능했다)


이룰 수 없는 것들은 종내 그리운 법이라, 지금도 읽지 않으면서 천문학 관련 책들을 따로 한 귀퉁이에 모아두곤 한다. 이른바 은퇴하면 읽을 책들이다. 세계 최대라는 팔모마 산 헤일 망원경과 그 망원경을 사랑하는 천재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오레오 쿠기를 먹는 사람들>, 은퇴하여 강화도에서 별보며 사는 이광식의 <천문학 콘서트>, 그 유명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에덴의 용>,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쓴 전기 <칼 세이건-코스모스를 향한 열정> 등이 목록에 포함된다. 여기에 별똥별 아줌마라 불리는 이지유가 쓴 어린이를 위한 우주 책까지 포함하면 제법 넉넉하고 실한 목록이 완성된다.


한데도 좀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어린 연령의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만만하게 볼만한 별과 우주에 관한 책이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별과 우주가 어른들에게도 설명하기 어렵고 심오한 주제라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별과 우주만큼 경이감을 안겨 줄 수 있는 세계가 또 있을까. 실제로 아이들이 별이나 달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나의 첫 별자리 책>은 그래서 반가운 책이다. 제목 그대로 아이들에게 맨 처음 읽어주고 책을 들고 함께 손잡고 별을 보러 나갈 때 들고 갈만한 지식 그림책이다. 책에는 별에 관해 꼭 알아야 할 지식들이 맞춤하게 담겨있다. 언제나 밤하늘의 같은 자리에 있는(실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북극성이야기며, 별의 표면 온도가 높으면 청백색, 낮으면 붉은색으로 보인다는 이야기, 계절에 따라 보이는 별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을 한눈에 보기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밤하늘에 떠있는 별자리와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들, 계절별로 별자리를 찾는 방법 등도 담겨있다.


책은 봄밤의 별자리를 찾는 방법을 이렇게 소개한다. 우선 북쪽 하늘에 있는 국자 모양의 북두칠성을 찾는다. 국자의 손잡이 부분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가면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가 빛난다. 거기서 좀 더 앞으로 가면 청백색으로 빛나는 처녀자리의 스피카를 볼 수 있다. 별자리 보기 좋은 때다, 밤공기는 차갑지 않고 밤바람은 적당히 시원하다. 아르크투루스가 정말로 오렌지색으로 빛나는지, 스피카가 진짜로 청백색인지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들고 확인해보시길. - 한미화(출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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