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 평론가 김지은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 함께 웃어요!>의 추천글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에게 지구촌 이웃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웃는 법을 일러주는 책이다.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갈 '하나의 지구'는 더 이상 시소처럼 누군가의 불행을 디딤대로 삼아 나의 성장과 행복을 이루는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네타기처럼 서로 밀어주고 번갈아 이용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나누어 써야만 비로소 생존할 수 있다. 지구의 미래 시계는 당장 모든 분쟁을 멈추라고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어린이들은 이 경고에 대처해 나가야 할 가장 절박한 당사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임형준은 '다함께 살아가기'에 관해 어린이들에게 가장 정확한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에서 일하면서 세계 어린이들의 굶주림과 아픔의 해결사로 살아왔다. 그는 먼 여행에서 돌아온 옆집 형처럼 생생하게 자신의 활동 경험담을 들려준다.


자신도 굶주리는 처지이면서 밥을 나누어 주었던 말라위의 선원 아저씨, 5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도움과 부축을 마다하지 않았던 소말리아의 난민 등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통해서 '나는 왜 남을 돕고 살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는가?'를 말한다.


반대로 영양실조로 사경을 헤매던 온두라스의 야디라나 폭탄을 캐서 팔다가 한쪽 팔을 잃은 라오스의 청년의 이야기는 자신이 도움을 주었던 경험에 대한 것이다. '작은 손길이 가져오는 큰 변화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굶주린 어린이들에 대한 섣부른 동정심에 호소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에게 실제적이면서 실천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와 사회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는 일은 자칫 딱딱하거나 겉돌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어린이가 알아듣기 쉬운 말과 쉬운 도표를 풍부하게 담고 있어서 이해가 무척 쉽다. 저자가 직접 찍어온 사진 자료도 현장 상황을 전하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한다.


긴급 구호 전문가가 직접 전하는 세계 식량 문제의 현실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왜 지구 한편에는 식량이 있는데도 다른 편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는가?', '가난이 아이들에게 더 가혹한 이유는 무엇인가?', '굶주림을 막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식량과 돈이 필요한가?', '왜 내가 도와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그 해답을 깊이 헤아려볼 것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공동체의 문제'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장차 저자처럼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기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건네는 자상한 조언도 담겨 있다. - 김지은(아동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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