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수학교사 모임 대표, 하나고등학교 수학교사 이동흔 님께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수학 귀신의 집>의 추천글입니다.
수학책, 이야기로 말하다!
사람은 누구든 소통을 원한다. 우리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처음 듣는 이야기로 그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의 의도를 통해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아기의 웅얼거리는 소리만으로 아기가 원하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숫자를 적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단지 수의 표면적인 의미를 가지고 대화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수 내면에 숨어 있는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부분을 잘 표현한 수학 스토리텔링 책이다. 수학 속에 숨어 있는 기본적인 수학 규칙과 원리를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가서 윤아가 만나는 집을 지키는 초자연적인 존재, 즉 신들을 통해 배우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토속 신앙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며, 나쁜 잡귀들로부터 한 집안을 지켜 준 고맙고도 친근한 존재였다.
이 책의 큰 줄거리는 주인공 윤아가 귀신들이 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을 배우고 옛 할아버지 할머니 집인 한옥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 남아 있던 집을 지키는 신들과 오백 년 후에 태어난 윤아가 만나는 장면의 설정이 아주 치밀하게 잘 짜여 있다. 각 신들이 윤아를 훈련시키는 과정 또한 인상적이고 재미있어, 읽는 이들이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는 데 쉽게접근할 수 있게 한다. 어린 독자라도 수학이 딱딱하고 재미없는 학문이 아니라, 단순하고 명쾌하고 규칙을 가진 아름다운 학문이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숫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 윤아가 숫자와 그 규칙을 앎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 스토리를 통해 우리도 수학이 가지고 좋은 점을 알고 있을 때 수학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정말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본서라고 할 수 있다. - 이동흔(전국수학교사 모임 대표, 하나고등학교 수학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