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미원초등학교 교사 조경아 님께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랑 친구 할래?>의 추천글입니다.
초등학교 선생인 나는 가끔 지인으로부터 "학기 중에 전학시키면 아이가 너무 힘들어할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학부모 상담을 할 때면 "우리 아이가 친구들하고는 잘 지내나요?" 라는 질문을 제일 먼저 듣는다.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가 가장 궁금하고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어른들은 대부분 구체적으로 아이가 언제 외로운지, 어떤 친구를 사귀고 싶은지 잘 알지 못한다.
파리에서 시골로 이사를 한 마리는 새 집, 새 동네, 새 학교, 새 교실, 새 친구라는 낯선 환경에 놓인다. 부모는 전원생활에 한껏 부풀어서 마리는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만 믿는다.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마리. 슬픔에 빠진 마리는 혼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마리는 두 개의 방석과 스무 개의 질문을 만들어 가지고 친구를 찾아 나선다. "넌 케첩이 좋아, 마요네즈가 좋아?"로 시작하는 질문들을 차례로 읽다 보면 마리가 어떤 아이인지 잘 알 수 있다. 동시에 독자들로 하여금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질문이 계속 될수록 마리가 어떤 질문을 만들었는지, 친구들은 뭐라고 대답할 지, 마리는 어떤 대답을 한 친구를 선택할 지 궁금해진다.
한편 친구처럼 마리를 이해해 주고, 존중해 주고, 편안하게 해 주는 오르탕스 할머니를 사귀게 되는데 할머니는 오히려 '또래 친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충분한 보살핌과 배려가 있어도 아이에게는 또래 친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아이들은 종종 "친구들이 나하고 안 놀아 줘요"라고 말하곤 한다. 왕따라도 당하나 싶어 흠칫 놀라지만 대부분 오해이거나 일시적인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스스로 그렇게 느껴버린다. 풀이 죽어서 혼자 있는 아이를 보면 마음 아프고 안됐고 어떻게 도와주고 싶은데, 정작 교사나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이런 아이에게 마리의 이야기를 읽어줘야 되겠다. 친구가 없는 마리. 그래서 힘든 마리를 보면서 '아, 나만 외로운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을 얻을 것이다. 어른들이 해 주는 여러 가지 어설픈 충고보다 효과적인 위로가 될 것 같다. 공감만큼 큰 위로는 없으니까.
또한 스스로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하여 일어서는 마리, 달콤한 단짝 친구를 얻게 되는 마리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게도 언젠가는 단짝 친구가 생길 것이라는 따뜻한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 조경아(가평 미원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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