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미술평론가 노성두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9월의 좋은 어린이 책, <모나리자 도난사건>의 추천글입니다.
<모나리자>를 관람하기 위해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한 해에 대략 8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작품이 세상에 또 있을까?
오늘날 루브르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손꼽히게 된 것은 우연한 도난 사건이 계기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역작 <모나리자>가 하룻밤 새에 사라진 것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 전의 일이었다. 시인 아폴리네르와 그의 친구 피카소가 피의자 조사를 받았으나 작품의 행방은 묘연했다. 범인은 오리무중, 도난경로도 수수께끼였다. <모나리자>를 잃은 루브르는 문을 닫고 휴관에 돌입한다. 국외반출을 저지하기 위해 프랑스 국경도 폐쇄되었다. 철통같은 루브르 전시장에서 연기처럼 증발해버린 희대의 도난사건은 연일 언론의 첫 면을 장식했고, 경찰수사가 난항을 겪을수록 예술애호가들의 조바심도 커져갔다. <모나리자>가 사라진 다음에야 사람들은 명작의 진정한 존재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모나리자>가 재발견 된 것은 도난범의 자충수 때문이었다. 루브르에서 <모나리자>를 훔친 이탈리아인 페루자는 피렌체의 숙소 다락방 구석에 둘둘 말아서 처박아두었던 <모나리자>를 팔려고 내놓았다가, 마침 진품을 알아본 전문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그간의 행적이 밝혀지게 되었다. 도난범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작이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의 소유라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고, 당연한 권리를 되찾은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으로 수사관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엄연한 범죄를 문화애국주의로 포장하려 한 그의 주장이 일부 이탈리아인들에 의해 지지되고 또 실제로 페루자가 영웅시되었던 것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프랑스정부는 <모나리자>를 회수하기에 앞서 이탈리아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마지막 예우로 이탈리아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모나리자를 배웅하는 고별전시를 배려한다. <모나리자>는 그 후 특정 예술품 국외반출금지법령의 적용을 받아 법적으로 루브르를 떠나지 못하게 된다. 단 한 차례 예외로 재키 여사의 요청에 따라 샤를 드골 대통령이 국내 관계자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등에 전시를 허용한 것이 유일하다.
이 책은 <모나리자>의 실제 도난범인 페루자의 관점에서 줄거리를 풀어낸다. 긴박감 넘치는 그림과 간결하면서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을 훔침으로써 세상에 이름을 떨치게 된 엉뚱하고 어설픈 도둑의 기억 속 여행으로 안내한다. - 노성두(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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