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어린이 편집팀 팀장 이은희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는 일기 마법사>의 추천글입니다.

대청소를 하다 책장 깊숙이 묵혀 있던 노트 몇 권을 발견했다. 앗! 이것은 초등학교 때의 일기장.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여러 번의 이사도 있었건만 엄마는 딸의 어린 시절의 기록을 고이고이 보관해 두고 있었던 것이다.

삐뚤빼뚤한 글씨 모양, 줄넘기하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글줄, 간간히 눈에 들어오는 오자... 하루하루 별 다를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기록이었지만 한 장 한 장 읽어내려 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분명 그 일기를 쓸 때는 고생하면서 썼을 텐데, 다 커서 읽으니 그 열매가 참 달구나 싶었다.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일기'가 '숙제'가 돼 아이와 부모를 괴롭히는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개학을 코앞에 두고 밀린 일기 쓰느라 애 먹지 않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일기 쓸 때의 고민 또한 세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뭘 써야하지?'가 최대 고민인 것이다.

<나는 일기 마법사>는 '일기' 때문에 갖가지 고민을 가진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일기'를 하루 일과의 기록으로만 생각했다면, 이 책에 담긴 동시일기, 편지일기, 독서일기, 관찰일기, 기행일기, 멘토일기 등 다양한 형식의 일기를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그 후 일기에 대한 개념과 형식의 다양성을 눈으로 목격하다 보면 '뭘 써야하지?'하는 고민에 대한 답은 자연스레 얻어진다.

또 필자가 아들의 일기에 대해 엄마의 소감과 감정을 담아 남긴 답 글을 읽다보면 일기가 부모(혹은 선생님)와 아이 사이에 소중한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자신의 글에 누군가가 반응한다는 것은 어른도 설레게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어떨까? 물론 그 반응이 글에 대한 평가나 딱딱한 훈계가 아닐 것은 당연하다. 마주하고 대화할 시간이 부재한 요즘, 이 책의 필자와 아들처럼 일기가 서로의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매개로 인식된다면 '일기'는 더 이상 하기 싫은 '숙제' 로 대우받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일기 마법사>의 필자는 이처럼 좋은 '일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모와 아이들에게 자신과 아들의 노하우를 모두 보여준다. 어린이 독자를 위해 아들이 어린 시절 기록한 일기를 그대로 담았고, 부모나 선생님들을 위해서는 일기를 지도할 때 궁금한 점과 해법들을 정리해〈엄마는 일기 해결사〉라는 아주 유용한 별책 부록까지 더했다.

어쩌면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몇 십 년 후, 우연히 발견한 자신의 어린 시절 일기장에서<나는 일기 마법사>라는 책을 읽고 일기 쓰기가 재미있어졌고, 부모님과 더 가까워졌다는 글을 읽게 되지는 않을까? - 이은희(책과함께어린이 편집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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