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페이지 미스터리 연재 3화- 

복면의 의뢰인 

 

  설마 무죄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에게 손을 댄 것은 사실이다. 물론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흥분하는 그녀를 달랠 생각이었는데도 결과적으로는 그 행동으로 그녀는 목숨을 잃었다.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사건에 대해서 나름대로 변명할 말은 있었지만, 결국 "제가 했습니다"라고 인정하는 말만 하고 이후로는 입을 다물었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국선변호인은 나보다 나이가 어려서 여러 모로 못미더웠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는 사형 판결이 내려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뒤로 의외의 국면이 전개되었다. 사정상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녀에 관한 '비밀'이나 '증거'가 차차 발견되었고, 그것을 근거로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진상'이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그러더니 "먼저 손을 댄 것은 그녀이고 나는 자기 몸을 지킨 것뿐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일절 변호하지 않았던 것도 그녀를 감싸는 것으로 해석되어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유죄를 주장하려던 내게 변호사가 말했다. 

  "당신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수 없이 협력해 준 줄 아십니까? 그 사람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돌릴 셈입니까?" 

  어째서인지 나보다 더 내 목숨을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게까지 생각해준다면, 하고 생각하니 조금 더 살아보자는 의욕이 솟아났다. 

  하지만 누가? 변호사에게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았다. 유일한 혈육인 형도 몇 안되는 친구들도 모른다고 했다. 

  "'그 사람들'에게 절대로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변호사는 말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뒤에 직접 당신에게 인사하러 갈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나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판결 후 한동안은 매스컴의 취재가 이어져서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듯한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얼마 후 일단락되었다. 슬슬 뭔가 연락이 와도 괜찮을 시기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사건과 판결을 연극으로 상연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계속 구치소에 있다 보니 바깥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전혀 모릅니다." 

  나야말로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어떤 방법으로 그런 '진상'을 날조하고, 그 '증거'를 모았는가. 그리고 그런 일을 한 동기는 무엇이었나. 

  "당신에게만 협력을 의뢰한 것은 아닙니다. 다방면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극단의 대표라고 말한 남자는 듣는 사람을 안심하게 하는 깊이있는 목소리로 설명했다. "다만 작품에 리얼리티와 긴박감을 주기 위해서는 사건의 당사자인 당신이 피부로 느낀 인상이 꼭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각본 단계부터 협력해주기를 바란다. 의논차 한 번 만남의 자리를...... 그런 말에 흥미를 느낀 나는 극단 사무소를 방문했다. 번화가의 구석에 있는 상가 빌딩의 3층이었다. 

  나를 맞이한 사람은 전화를 받은 대표까지 포함해 일곱 명이었다. 성별도 옷차림도 제각각이지만 어째서인지 전부 레슬러처럼 복면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연습을 하고 있어서요." 법정 장면은 너무 단조로워질 수 있으므로 검찰 측과 변호 측의 공방을 프로레슬링에 빗대어 표현할 생각이라고 대표는 설명했다. 

  "재미있어 보이는군요." 

  복면으로 '정체를 가린다'는 것에 연상되어서 나는 문득 이렇게 말했다.

  "아십니까? 실은 이 사건의 숨겨진 주역도 어떤 의미에서는 복면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더라도 누구 한 사람도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변호사와 취재를 끝낸 것일까? 아니, 그게 아니면. 

  "...혹시 당신들이 그 봉사자들, '그 사람들'입니까?" 

  "그렇습니다." 대표는 간단히 인정했다. 

  나는 눈앞의 일곱 명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들이 내 생명의 은인인가. 

  "감사합니다." 나는 말했다.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해주시다니." 

  "감사는 필요 없습니다." 대표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우리 자신들을 위해서 했을 뿐입니다." 

  자신들을 위해? 무슨 소리일까. 

  문득 엉뚱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혹시 '그 사람들'은 극단이 아니라 수상한 종교집단이 아닐까? 내 몸을 산 제물로 바치라고 '신탁' 같은 것을 받았다든가... 

  지나친 생각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머리에서 떨쳐냈다. 

  "한순간이지만 무서운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농담처럼 말했다. "석방시킨 뒤에 장기라도 빼내려던 게 아닐까 하고요." 

  "설마요. 그런 것은 전혀..." 

  "네 장기 따윈 줘도 안 받아." 대표의 말을 이제까지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한 남자가 가로막았다.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였다. "무죄가 되도록 공작한 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남자는 복면을 벗었다. 죽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어중간한 징역형 따윈 시간 낭비야. 나올 때까지 우리가 못 기다려." 

  나머지 여섯 명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을 느낀 나는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했지만, 그들 쪽이 빨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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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1-10-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역시나 이번에도 전편과 연결이..

이번 화는 끝까지 읽고서야 겨우 이해했네요. 볼드체를 보면서도 이해를 못하고, 그저 딸을 죽인 사람까지 구제해주는 마음이 넓디 넓은 아버지구나..했더니..하하..아니었군요!
 

 

4페이지 미스터리 연재 2화

냄새 나나요?

 

출장에서 돌아와 아파트의 홀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비상계단에서 몸집이 작은 남자가 나왔다. 관리인인 소 씨다. 더러운 형광등을 들고 있었다.

“이가미 씨, 지금 오십니까?” 소 씨는 붙임성 있는 미소를 보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형광등을 교체하셨나 봐요? 고생 많으십니다.”

“마침 예비 형광등이 다 떨어져서 골목의 편의점까지 갔다 왔지 뭡니까.” 소 씨는 땀을 닦았다. “오늘은 아직 여덟시니까 그나마 나은 편이죠. 요전에는 새벽 두시에 전화가 걸려왔으니까요. 복도가 어두워서 위험하니까 당장 새것으로 바꿔달라더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지나가려던 소 씨가 문득 내 옆에 멈춰 서서 코를 벌름거렸다.

“어라, 좋은 냄새가 나는데요.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가슴이 덜컹했다. 실은 스케줄을 잘 맞춰서 여자를 만나고 온 참이었다. 게다가 상대인 타카코는 이 관리인의 부인이다. 일단 손은 써두었지만…….

“역시 냄새가 나나요?”

“걱정 마세요. 정말로 ‘좋은 냄새’니까요. 전혀 퀴퀴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향기롭죠. 불고기 소스와 기름과 연기 냄새…… 이 소스라면 가게는 ‘노스리’겠군요.”

소 씨는 근처의 불고깃집 이름을 댔다.

그렇다면 작전대로이군, 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바로 맞히셨군요. 돌아오던 길에 잠깐 들렀습니다.” 나는 입고 있던 양복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그건 그렇고, 정말 대단한 후각을 지니셨군요. 어떻게 냄새로 가게 이름까지 알 수 있죠?”

“좋아하거든요, 한국요리를……. 하지만 제 집사람이 고기를 싫어해서 요즘엔 거의 들르지 못했어요.”

“제 집사람도 김치 같은 음식을 전혀 입에 못 댑니다. 그래서 결국 혼자서…….”

소 씨의 부인인 타카코와 만난 뒤, 혼자서 불고깃집에 간 것은 향수나 체취 같은 흔적을 없애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내가 만난 상대가 고기를 싫어하는 타카코는 아닐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심리적인 위장을 하는 의미도 있었다.

게다가 아내가 김치에 거부반응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현재 임신 4개월째라서 입맛이 평소와 달라져 있는 탓이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출장을 빌미로 평소에 집에서 먹을 수 없는 한국요리를 맛보았다……라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소 씨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들었을 때는 역시나 당황했지만, 아무래도 이 남자는 후각만 예리할 뿐 다른 감각은 완전히 먹통 같아 보인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나는 그제야 소 씨의 오른쪽 팔꿈치에 갓 생긴 듯한 지렁이 같은 흉터 몇 줄을 보았다. 자기도 신경이 쓰였는지 소 씨는 손끝으로 상처를 쓰다듬었다.

“긁힌 건가요, 그 상처?”

그렇게 물어보자, 소 씨가 한순간 날카롭게 나를 쏘아보았지만, 곧바로 너털웃음을 지었다.

“네, 그 고양이가 좀…….” 소 씨가 말한 것은 이 아파트를 근거지로 삼고 있는 얼룩고양이를 말한다. “사람을 잘 따르면서도 발톱이 날카로워서 참 난감하지요. 잠깐 방심했는데, 아까 할퀴어서…….”

아무래도 길고양이 같지만, 꽤 깔끔하고 애교가 있어서 다들 이 아파트의 마스코트처럼 여기고 있었다.

“귀엽게 생긴 녀석이라 자기도 모르게 다가가고 싶어지죠.” 대강 말을 맞춰주고 있는데 간신히 엘리베이터가 내려왔다.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옆을 지나갈 때, 다시 소 씨가 코를 벌름거렸다.

“오, 오, 오…… 고구마 소주도 드셨군요. 이 향기는……‘십억 년의 축제’인가요.”

분명 나는 아연실색하며 그 자리에 못 박혔을 것이다. 소 씨는 부끄러운 듯이 손사래 쳤다.

“아뇨, 우리 집사람이 좋아하는 술이어서 알고 있던 것뿐입니다. 딱히 이가미 씨에게 술 냄새가 난다는 말은 아닙니다.”

“……정말이지, 텔레비전에 출연하셔도 되겠네요, 그 코.” 나는 정신을 차리고 4층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는 것과 동시에 나는 목덜미의 땀을 닦았다. 설마 타카코와 함께 마신 술까지 알아맞힐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위험했다, 위험했어. 더 조심해야 한다.



집의 문을 열자마자 강렬한 카레 향기가 코를 찔렀다.

“어서 와요.” 앞치마 차림의 동글동글한 아내가 맞아주었다. “오랜만에 카레를 만들었어요.”

포옹하고는 키스를 기다린다. 출장 기간 동안 상당히 외로웠나 보다.

“불고기를 먹어서 냄새가 날 거야.”

“이젠 괜찮아요. 안정기에 들어가서 그런가?”

아내의 손가락이 내 등과 팔을 더듬을 때, 장미 형태를 한 반지가 내 오른쪽 팔꿈치를 긁었다. 아프니까 빼라고 몇 번을 말해도 행운의 반지인데 무슨 소리냐며 아내는 통 말을 듣지 않는다.

“저기, 그 얘기 알아요?” 아내가 말했다. “아파트의 주인처럼 굴던 얼룩고양이 있잖아요? 그 고양이, 그저께 죽었어요.”

“……그저께?”

“네. 관리인 아저씨의 부인이 정원에 묻는 모습을 봤어요.”

아내의 두 팔에 다시 힘이 실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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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1-10-13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1화와 2화가 소재만 연결되어 전혀 다른 내용으로 넘어가는군요. 와..이런 식의 연결이라니요. 대박 2!
 

막간 연재- 다섯 개의 작은 미스터리

 

 오늘부터 5일간, 한 편의 작품이 단 4페이지로 완결되는 독특한 화제작 <4페이지 미스터리>의 수록작들을 하루에 하나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본래 출퇴근 시간에 깔끔하게 읽을 수 있는 신문 연재작이었다고 하죠. 분위기도 각양각색이고 트릭들도 다양해서 막간에 짧게 읽기에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기 바라며, 아울러 포레와 알라딘이 진행 중인 4페이지 미스터리 공모전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보시다시피 단 한 방으로도 족하니까요. 소개드리는 작품들이 좋은 참고가 되리라 믿습니다. 

 

  

 

록 온 lock on

 

 “아이 참, 왜 안 나온 거야? 계속 전화했단 말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미안해,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어. 무슨 일 있었어?”

 나는 긴장된 목덜미를 주물렀다.

 “어쩐지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따라오고 있어.”

 “수상한 사람이라니, 전에 전화로 말했던 사람?”

 약 한 달 전, 낯선 남자가 아파트 우편함을 뒤지고 있었다며 그녀는 아주 난리법석이었다. 결국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아닐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오늘은 아파트가 아니라 본가로 돌아가는 중이니까 같은 남자일 리가 없다고 그녀는 추측했다. 요즘 그녀는 본가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게다가 말이야, 아파트에 있던 사람은 더러운 아저씨였는데, 오늘은 그보다 젊어.”

 “어떤 사람인데?”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하얀 티셔츠, 빨간 반바지를 입고 머리띠를 두르고 있어.”

 “……그냥 심야에 조깅하는 사람 아냐?”

 “아냐, 달리지 않는단 말이야.” 본가로 향하는 그녀 뒤에서 20미터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다고 한다. “역에서부터 계속 따라오고 있어. 이상하지?”

 역부터 그녀의 본가까지는 외길이지만 이 시각에는 문을 연 가게도 없고 행인도 급격히 줄어든다. 그녀의 공포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뛰어서 도망치면 어때?”

 “집까지? 못 해. 아직 상당히 남았고, 나 지금 샌들 신었어.”

 그래도 그녀 나름대로 서두르고 있는 것 같다. 빠른 템포의 발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전화해서 나와달라고 해.”

 “그것도 못 해. 지금 아무도 없어.”

 “그러면 경찰을 부르든가.”

 “……아, 그거,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그럼 지금부터 데리러 와. 경찰차라면 금방이잖아.”

 경찰차?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 거지?

 “뭐야, 왜 그래?”

 그녀가 목소리를 낮춰 재빨리 대답했다. “모르겠어? 형사 남자친구에게 전화한다는 설정이야. 그냥 적당히 맞춰줘.”

 그러고는 다시 목소리가 커졌다. “일반 승용차를 타고 있다고? 뭐야, 경찰차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아, 하지만 경광등은 있지? 차 지붕 위에 올려놓는 거 말이야. 그걸 켜고 와. 괜찮아. 화 안 낼 거야. 사건이라고 말하면 되잖아. 살인마에게 습격당한 미모의 여사원을 구하기 위해서 현장으로 달려가는 거라고…… 뭐? 좋잖아, 미인 여사원이라면. 이럴 때는 미인이라고 말하는 법이야. 상식이잖아.”

 그녀의 연기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이러니까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잠복? 응, 전혀 상관없어. 같이 해, 같이 하자고. 그거지? 차 안에서 뽀뽀하는 척하면서 망보는 거. 안 돼, 일이니까 진지하게 해야지. 형사잖아? 여기서 공적을 올리면 경부보로 승진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응, 그래, 돌아간 뒤에 느긋하게. 내일은 비번이니까 자고 갈 수 있지?”

 듣는 중에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저기 말이야, 연기를 방해해서 미안한데.”

 “뭔데?”

 “뒤에 있는 남자, 뭐 하고 있어? 슬쩍 봐봐. 슬슬 내뺐을지도 몰라.”

 밤의 목소리는 잘 들린다. 게다가 큰 소리로 떠들었으니 분명 남자에게도 들렸을 것이다.

 “아, 잠깐. 누가 오는 것 같아. 오빠일지도…… 아니네. 모르는 사람이었어.”

 뒤를 돌아보기 위해 연기한 뒤에 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웃었다.

 “대성공이야. 역 쪽으로 달아나버렸어. 해냈다.”

 나도 안심했다. 남자는 정말로 조깅하던 중에 잠시 쉬기 위해 천천히 걷고 있던 것뿐이었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녀에게서 떨어져주어서 다행이다.

 “이참에 얼른 돌아가.”

 “물론이지. 아, 하지만 만약 그 남자가 또 오면 전화해도 돼?”

 “물론……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제부터 일 때문에 사람을 만나야 돼. 휴대전화 같은 걸 꺼두지 않으면 화내니까.”

 “그렇구나, 알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러면 이대로 전화하는 척하면서 돌아갈게. 오늘 고마워, 리사.”

 그녀는 리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도청기의 이어폰을 빼고 귀를 가볍게 주물렀다. 잠을 잘못 잤을 때처럼 목이 아프다. 이 빈 집의 담벼락 그늘에서 그녀를 기다리면서 움츠리고 있던 탓일까. 하지만 고생에 대한 보답은 받았다. 그녀를 회사에서부터 미행해 본가를 알아내고, 잠복을 개시한 지 나흘째. 오늘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다.

 그녀의 기지로 수수께끼의 조깅남은 사라졌다. 그녀의 가족이 집을 비운 사실도 알았다.

 그녀의 친구인 리사가 전화로 방해해 올 걱정도 없다.

 마치 하느님이 나를 위해 준비해준 것 같다.

 이제 곧 그녀가 이 집 앞에 나타날 것이다.

 최고의 밤이 시작되리라.

 오늘 밤 그녀도 ‘더러운 아저씨’라는 편견을 버리게 되겠지.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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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MD 바갈라딘 2011-09-05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섯 편의 선정 기준이 없는데 원호가 꼽은 베스트5인가요??? 그렇다면 초기대!!! 아니라도 기대!!!

외국소설/예술MD 2011-09-05 17:38   좋아요 0 | URL
일단 출판사에서 준 다섯 편을 갖고 있습니다만, 두 편 정도는 제가 꼽은 걸로 올릴까 싶네요. ㅎㅎ

aida 2011-09-05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미스터리 문외한이 보기에도 재밌는 발상의 작품에 재밌는 공모전이에요!(혹시 문외한이어서 그런가;)
무섭지만; 기대돼요.ㅎ

외국소설/예술MD 2011-09-07 23:21   좋아요 0 | URL
재미있으셨나요? 한번 도전해 보시죠 ^^

cc 2011-09-1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외국소설/예술MD 2011-10-05 15:31   좋아요 0 | URL
아...

달사르 2011-10-1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침에 읽고 깜짝 놀랐어요. 밤에 읽으면 무섭겠는데요. 대박!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선정에 나름의 작은 원칙은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책들로만 채우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무척 좋았는데 비교적 덜 알려진 아까운 책들을 위주로 골랐습니다. 2011년 발간된 소설들이 대상입니다.

  

 

조이스 캐롤 오츠, <블론드> / 마릴린 먼로에 대한 전기 소설이 아닙니다. 먼로를 주인공으로 이용한 소설입니다. 포스트모던 계열의 실험을 꾸준히 수행했던 오츠는 이 소설에서도 어지럽게 분열하는 시점과 사막처럼 건조한 문장을 선보이며, 그 지옥의 한가운데를 순교자처럼 걸어가는 여자는 갖가지 현명함을 모두 거부한 백치 성자입니다. 그녀의 도그마는 오직 사랑입니다. 사랑은 너무 단순하고 좋은 것이니까요. 신 없이 도그마만을 가진 고독한 성자 마릴린 먼로와 그를 둘러싼 사막 혹은 지옥 모두가 빛을 발하는, 불길하고 절망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 데뷔작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잘 다듬어진 단편집입니다. 읽기 쉽고 정서적으로 반응이 강하게 오는, 해설하고 설명하는 대신에 사건과 묘사에 충실한 '드라마'들입니다. 소위 본격 문학이 보통 사람들의 인생에서 너무 멀어진 게 아닌가, 대체 무슨 소리들을 하고 있나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소설의 세계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죄다 상실과 슬픔에 관한 이야기지만, 단정하고 부드러운 문체가 인생의 씁쓸함마저 초콜릿의 어떤 맛처럼 느껴지게 하거든요. 담백하고 향이 나는 쓴맛이 풍성합니다.

이윤 리, <골드 보이, 에메랄드 걸> / 앞서 소개드린 앤드루 포터와 좋은 대조를 이루는 단편집입니다. 등장인물들이 막다른 벽에 부딪히거나 불가피한 상실과 맞딱드린다는 점은 닮았으나, 이 책에서 고난은 영원한 현재입니다. 아물어가는 상처가 아니라 불치의 질환 같죠. 고통의 순간은 더디고, 증상은 눈에 띄지 않은 채 몸속 깊은 곳에서 일어납니다. 고통은 조용하고 성실합니다. 그리고 이윤 리는 그 눈에 보이지 않는 내상을 입는 순간을 정확히 포착합니다. 작가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보실 분은 클릭하세요.

에이미 벤더,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판타지죠. 그러나 에이미 벤더는 조금 특별합니다. 평범한 중산층의 일상(과 권태)에 대한 묘사가 무척 풍부하고 다채롭기 때문이죠. 여기서 판타지 장치는 사람들이 자기 안에 숨겨놓은 슬픔을 끄집어내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현실 밖으로 떠나는 게 아니라 더 안으로 파고들기 위한 판타지죠. 스폰지 케이크처럼 풍부한 감정 묘사로 사람들의 마음이 사그라져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이 역설적인 '특별한 슬픔'은 다른 데서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필립 K. 딕, <화성의 타임슬립> / 화제가 된 책은 왠만하면 고르지 않으려 했으나, PKD 선집만큼은... 즐겁고 신나는 SF 대모험 같은 것만 바라지 않으면 됩니다. 시간의 왜곡으로 인한 인과관계의 붕괴, 가상공간이나 환상으로 인한 현실 감각의 왜곡이 안겨주는 찝찝한 즐거움에 주목하시면 좋습니다. 21세기를 향해 쓰여진 카프카의 숨겨진 작품집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PKD의 장편소설의 매력은 단편과는 다르게 고전 문학의 그것과 닮아 있죠. 추후 출간될 책들을 보실 때도 유념해 두시면 좋습니다. 그들 모두가 요제프 K의 후손들이니까요. 

 

 

  

W. G. 제발트, <토성의 고리> / 만약 소설이란 게 글을 통해 세계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라면, 올해 나온 소설 중에 <토성의 고리>를 따라올 수 있는 작품은 없을 겁니다. 이 소설 속에서 세계는 화자가 보는 풍경으로, 대화로, 등장 인물로, 그리고 그 '경험'들에서 촉발된 역사 속의 에피소드들로, 그 에피소드는 다시 화자가 경험한 다른 어떤 순간으로 계속 순환합니다. 고정된 주제(테마)로써의 세계는 없고, 세계는 그 순환하는 움직임 자체입니다. "세계를 말하지 않고 세계가 되기." 언어로는 원래 달성 불가능한 저 목표에 바싹 다가선 작품입니다. 걸작입니다.

아이슬란드 전승, <냘의 사가> / 유럽 중세 전승 문학에 대한 국내의 관심도를 생각해 보면 이 책이 발간된 건 행운입니다. 보통 '니얄 사가'라고 알려진 이 아이슬란드 이야기 속에서는 욕망과 금기, 그리고 서로 다른 종류의 정의가 서로 힘을 겨룹니다. 근대 비극의 초석이며 수많은 북유럽 예술 작품에 영감을 주었음은 당연지사. 근데 그것만으론 재미가 없죠. 반지의 제왕 찜쪄먹는 액션씬, 하드보일드 소설을 방불케 하는 각종(시크, 바보, 열혈 등) 마초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더왕 전설이 달콤하고 진한 영웅담이라면, 냘의 사가는 하드보일드의 조상님입니다. 

콘라드 죄르지, <방문객> / 이상한 고발 소설. 사회 밑바닥의 절망적인 삶들을 아무 희망도 없이 증언하는 화자는 얼핏 심드렁하거나 냉정해 보이지만, 그 시선이야말로 하루하루의 생활에 저당잡힌 대부분의 인간을 대변합니다. 화자는 살아남기 위해서 하류인생들과 거리를 유지합니다. 그들과 공명하는 순간 위험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끝없는 독백 가운데 때로 시처럼 흐드러지는 문장들 자체가 고발입니다. 자신이 시인인지도 모르는 노동자-음유시인이 20세기 문명 사회에 대한 비가를 부릅니다. 밀란 쿤데라가 빛(!?)이라면, 콘라드 죄르지는 그 맞은편 어둠 속에서 지금도 노래하고 있습니다.

기예르모 로살레스, <표류자들의 집> /  이번에는 미국 밑바닥입니다. <방문객>과 비교하면 그 배경도 글도 덥고 뜨겁습니다. 강렬하고 불쾌하고 나른하고 자기자신을 연민하게 만듭니다. 유머도 있는데 일부러 웃기진 않고, 다만 누군가가 무너지는 과정의 어떤 순간이 반짝 코믹할 뿐입니다. 이 쓴맛나는 유머들 덕에 작품 전체의 리얼리티가 훨씬 좋아집니다. 익사자는 공기를 내뿜으며 몸부림치니까요. 절망의 바닥에서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 내뿜는 쿨함, 물에 잠겨드는 폐가 내뿜는 공기방울처럼 반짝거리는 웃음. 얼마나 슬프고 좋은가요?

옥타비아 버틀러, <야생종> /  4000년을 살아온 남자가 300년을 살아온 여자를 만납니다. 남자는 다른 누군가를 죽임으로써, 여자는 다른 누군가를 살려냄으로써 생명을 유지해 왔습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이 일궈놓은 곳으로 가자고 말합니다. 다음 세대의 인류가 준비중인 곳으로... 이 이야기는 수많은 메타포를 품고 있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 백인과 흑인, '정상'이라는 파시즘적인 개념, 진화에 관한 고찰, 죽음과 인간성의 관계... 옥타비아 버틀러를 페미니즘 SF작가로 분류하고 구획을 나누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 SF는 구별짓기를 거부하는, 가능성으로 가득찬 풍요로운 이야기니까요.

 

 

...해서 열 권입니다. 밝고 활기찬 리스트는 아니네요. 제가 그런 사람이어서는 아닐 겁니다. 

이 열 권에 들어가지 않은 좋은 책들도 아주 많습니다. 더 유명해서, 더 잘 나가서, 완결이 안돼서, 하필 비슷한 내용의 완전 최고작이랑 붙게 돼서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떠나간 친구들을 되뇌이듯이 왠지 미안한 마음으로 불러 봅니다. 조르주 심농, 마거릿 밀러, 로버트 매캐먼, 로렌 올리버, 엠마뉘엘 카레르, 버너 빈지, 렌조 미키히코, 타데우슈 브롭스키, 니콜 크라우스, 루이즈 페니,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유메노 큐사쿠, 조세핀 하트, 미하엘 조셴코, 나쓰메 소세키, 시마다 소지, 찰스 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알랭 로브그리예, 츠쯔졘, 요네자와 호노부, 리앙, 앨런 브래들리, 르 클레지오, 타나 프렌치... 

남은 한 해 동안에도 좋은 책 많이 나오고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만드는 분들과 읽는 분들 모두에게 행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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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 중간점검, 한국소설/시 MD의 추천 이 책
    from PUNCH LINE_펀치라인 2011-08-15 16:57 
    2011년에도 수백 권의 책을 (만져) 보았습니다. 수십 권의 책을 만나고, 또 수백 권의 책을 떠나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가 갈 때까지 다시 수백 권의 책을 만나게 되겠지요. 이쯤에서2011년 중간 결산! 외국소설 MD가 10권을 (링크 참조), 한국소설 MD가 10권의 소설과 5권의 시집을 골랐습니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책,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책은 눈물을 머금고 선택에서 배제했습니다.순서는 의미가 없습니다.귀가도 / 윤영수 / 201
 
 
poptrash 2011-08-1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소설 MD님께도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외국소설/예술MD 2011-08-11 21:18   좋아요 0 | URL
ㅎㅎ.. 다들 잘 살았음 좋겠음다. 일단 저부터;

2011-08-22 0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 목소리는 온화하고 명랑했다. "클라보 양인가요?" 

"예." 

"제가 누군지 아시겠어요?" 

"아니요." 

"친구예요." 

"저는 친구가 아주 많아요." 클라보 양은 거짓말을 했다. 

  

 

때로 어떤 작품들은 시작부터 독자의 턱을 붙들고 책에 고정시켜 버린다. 수많은 '새로 나온 책들' 속에서 그런 매혹적인 오프닝을 발견하는 건 도서MD만의 은밀한 기쁨이다. 근래 가장 빛나는 출발을 보인 소설은 마거릿 밀러의 심리 스릴러 <내 안의 야수>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오프닝 오타쿠의 고백 같은 건 없었다.

한 단어도 뺄 것 없이 완벽하게 다듬어진 출발. 건조하고 선명한 글쓰기 이면에 꿈틀거리는 불안함. 인물 묘사조차 따로 문단을 할애하지 않고 대화와 캐릭터들의 반응을 통해 드러낸다. 작가는 완전히 숨은 채, 작품 전체가 하나의 사건 뿐이다. 그 뜨겁고 건조하고 단단한 느낌이 바로 하드-보일드다. 뜨겁게 달구어진 '빈 양철냄비'다. 냄비는 비어 있기 때문에 터진다. 하드보일드를 표방하는 많은 소설들, 폼나는 컨셉트에 우쭐우쭐 말이 많은 스릴러들은 뜨겁기는 하지만 안에 수프라거나 족발 같은 것들이 가득 들어 있다. 그래서 결코 터질 것 같지는 않다. 진짜 하드보일드는 조용하고 간결하다.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더욱 매혹적이다. 군더더기 없이 팽팽하게 이어진 작품이 끝날 때, 비로소 처음으로 브래지어 후크를 푸는 듯한 탐미적인 문장 몇 개. 더이상 바랄 게 없다.

이제 고전이 된 <내 안의 야수>의 반전은 흔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그래서 이 소설을 읽는 건 오히려 좋은 기회다. 그 기회가 무엇인고 하니, 고전은 소재만으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이다. 

  

 

 

내 안의 야수 (마거릿 밀러, 1955) 

미국 추리작가협회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상 (1955년)

미국 추리작가협회 선정 100대 추리소설 

영국 추리작가협회 선정 100대 추리소설 

독일 추리문학회 선정 20세기의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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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7-1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브래지어 후크를 푸는 듯한 - 요 문장이 볼드체로 폰트 40 정도로 눈에 들어오는 저를 용서하셔요. 아흑.

외국소설/예술MD 2011-07-15 14:19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부분 쓰면서 좋았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7-22 10:42   좋아요 0 | URL
치니님의 이 댓글이 본문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ㅎ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1-07-25 14:26   좋아요 0 | URL
이런 문구가 잘 먹히는군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ㅎ

다락방 2011-07-1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제 정말 책 안살라고 했는데 또 사야겠네요. 또 사서 알라딘 로또 또 해야겠어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7-15 14:21   좋아요 0 | URL
12주년 말고 장르 이벤트에도 놀러 오셔요.;; 추천코너도 있고, 적립금도 드리고, 디비디 응모도 됩니다. 엄선한 영화들입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10711_genre

굿바이 2011-07-1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브래지어 후크를 푸는 듯한 탐미적인,이 문장에서 급하게 뭉클했다고 쓰면서 보니
치니님이 볼드체를 이미 말씀하셨군요. 아아아- 음흉하고 순발력도 떨어지는 저를 용서하세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7-15 15:23   좋아요 0 | URL
아, 이런 것이었군요. 이렇게...(웃음)

웽스북스 2011-07-15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프닝 오타쿠님. 매력적인 오프닝 얘기 또 해주세요. 아예 이참에 연재를 하시는 건 어때요? ㅎ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1-07-16 00:06   좋아요 0 | URL
아.. 이거 연재하면 고과에 반영될까요? ㅎㅎㅎ

카방글 2011-07-2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코디 포크, 이 개자식" 내가 낮게 속삭였다 "누구죠?" "시체입니다.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죠." <비를 바라는 기도>의 대목이 생각나서 재밌군요.

외국소설/예술MD 2011-07-30 01:35   좋아요 0 | URL
비를 바라는 기도의 큰어머니쯤 되는 작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