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일요일부터 우리집에는 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설마 설마 했는데, 고집불통 나의 부모님(엄마는 아닌 줄 알았는데)의 냉한 기운은 어제 낮에 내가 보낸 문자 하나에 싹 녹아버렸다.
"엄마, 나 밥 사줘요."
2. 올케는 지난 번 왔을 때 선물 주고 갔으면 됐지, 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시간에 문자를 보냈다.
"형님, 생신 마니 축하드려요."
3. 헤어질 때 그 후로는 연락을 할 일도, 얼굴을 볼 일도 없으리라 예감했던 이로부터 2통의 문자를 받았다. 그 중 한 통에는 예쁜 토끼(괜히 한쪽 귀 접힌 토끼문신 생각나네)가 그려있는 나름 신경 쓴 문자였다.
4. 어제 엄마가 언니가 준 돈을 건네줬는데, 그 돈이 아니었어도 아니, 그 돈이 있기 전 이미 산 팔찌 얘기를 언니한테 전화를 해서 기분 좋게 돌려줬다.
나 "고마워."
언니 "그 돈으로 영화 보라구..."
나 "아니, 나 그 돈에 조금 보태서 팔찌 샀어."
언니 "그래, 잘했어. 이제 책 그만 사고 차라리 갖고 싶었던 걸 사."
5. 친구가 보낸 문자엔 이렇게 써있었다. "네이트에 언니 생일이라고 뜨던데... 언니 생일 맞아?"
어떻게 네이트에 내 생일이라고 뜨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런 뜻밖의 문자를 주고 받으며 서로 과장된 액션을 취한다.
생일은 좀 특별한 날인 것 같다. 다른 땐 그런 생각 별로 안 해봤는데, 올해 내 주변의 사람들은 약간 과장돼 있고, 나 또한 약간 떠있는 상태인 양 기분 좋게 상대방을 배려하게 된다. 그래, 오늘은 내 생일이니까 모든 걸 고맙게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하고, 마음 먹은 것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 라고 결심하게 되는 스페셜 데이다.
사실, 오늘 오전 전화와 문자 때문에 허송한 시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