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 동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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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중요한 산업으로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지만, 위험하고 험한 노동환경 때문에 막장노동으로 불리며 터부시 됐고, 석탄산업합리화 이후 서서히 존재 자체가 지워져 갔던 광부들의 발자취를 정성스럽게 복구해냈다. 

광부였던 아버지의 삶을 출발점으로 해서 가족들의 시선, 주변 동료와 이웃들의 관계, 광산이 있었던 지역의 변화하는 모습 등을 꼼꼼한 인터뷰와 취재를 통해 드러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역사적으로 탄광촌과 광부들에 대해 다뤘던 기록들을 다양하게 연결하면서 개인사가 아닌 사회적 맥락으로 이어가며 정리했다. 

한 인간과 그 가족의 삶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변하면서 서서히 잊혀지는 지에 대해 아주 정성스럽고 입체적으로 정리해 놓아 '광부에 대한 박물관'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그 애정과 노력이 물씬 녹아있는 값진 책이기는 하지만 각종 자료들이 너무 많이 인용되다보니 방만해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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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 명왕성 킬러 마이크 브라운의 태양계 초유의 행성 퇴출기
마이크 브라운 지음, 지웅배 옮김 / 롤러코스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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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 별들의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인화하고, 인화한 사진을 비교하면서 하늘에서 움직이는 행성을 찾는 작업을 수년 동안 이어가던 천문학자가 있었다. 상상하기 어려운 인내심과 고단함의 연속이었지만 그 결과 명왕성 너머에서 행성으로 추정되는 천체들을 다수 발견하게 됐다. 

그러면서 문제가 생겼다. 그 천체들의 크기와 형태를 둘러싸고 명왕성과 비교하게 되고, 그 결과 태양계의 행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가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뜨거운 논쟁의 결과 새롭게 발견된 천체들과 함께 명왕성도 행성의 지위를 상실하고 왜소행성으로 불리게 됐다. 

그 지난하면서도 드라마틱했던 과정의 기록이다. 과학적 이론이나 논쟁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과정의 중심에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은 이야기다. 

천문학자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 것이지 생생하게 보여지고, 중요한 순간에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결단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준다. 다만 개인사와 결합한 글이어서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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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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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납치된 후 24시간만에 풀려났다. 그리고 곳곳에 정체불명의 말뚝들이 나타나면서 세상이 소란해진다. 

평번한 회사원의 일상을 얘기하는듯 하다가, 갑자기 납치극으로 전환하는듯 하다가, 미스터리한 상황으로 모호하게 흘러가다가, 계엄령과 이주노동자 문제가 불쑥 나타난다.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마구 이어지는데 그리 혼란스럽지는 않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결국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본다는 얘기인데, 낯설고 모호하면서 은은한 매력을 남긴다. 장편소설로서의 흡입력은 별로 없지만 독특함이 매력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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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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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에서 떠도는 짧은 괴담들을 늘어놓듯이 풀어놓았는데 괴담 하나하나마다 살짝 오싹한 기운을 느끼게 만든다. 그 오싹함이 은근히 매력적이어서 다양한 괴담들 속으로 따라가다보니 뭔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호기심에 이끌려 더 빠져들게 됐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괴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모아 놓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는 서서히 하나의 서사로 모아지는데 그 방식도 독특했다. 어설퍼 보이지만 치밀하게 계산돼 있고, 치밀한 듯 하면서도 중간중간 어설픈 지점들이 보이는데 그것이 매력이었다. 

소름 도는 반전이나 은근한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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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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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자신의 딸이 마약 카르텔에 납치됐다. 그 딸을 찾기 위해 엄마가 나섰다.  영화 '테이큰'과 비슷한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야기는 딸을 찾는 엄마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멕시코에서 마약 카르텔이 강성해진 역사적 배경도 함께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진지한 다큐멘터리가 되기도 한다. 

상상 이상으로 살벌한 지역에서 겁 없이 뛰어다니는 엄마와 악날한 마약 카르텔과 부패하고 무능력한 지역 경찰과 마약 카르텔만큼 무자비한 연방 군인들간의 밀고 당기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멕시코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그런 것들을 하나씩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겁 없는 엄마'는 '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어간다. 너무나 영화적인 얘기를 긴장감과 속도감 있게 써내려 가는 속에서 빠져들다보면 한 사회의 시스템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한 인물의 힘겨운 노력을 군더더기 없이 풀어놓으면서 개인과 사회를 잘 결합해 놓은 뛰어난 르뽀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 집중하다보니 그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이 잘 드러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노력도 영웅적 서사로 그려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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