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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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납치된 후 24시간만에 풀려났다. 그리고 곳곳에 정체불명의 말뚝들이 나타나면서 세상이 소란해진다. 

평번한 회사원의 일상을 얘기하는듯 하다가, 갑자기 납치극으로 전환하는듯 하다가, 미스터리한 상황으로 모호하게 흘러가다가, 계엄령과 이주노동자 문제가 불쑥 나타난다.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마구 이어지는데 그리 혼란스럽지는 않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결국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본다는 얘기인데, 낯설고 모호하면서 은은한 매력을 남긴다. 장편소설로서의 흡입력은 별로 없지만 독특함이 매력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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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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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에서 떠도는 짧은 괴담들을 늘어놓듯이 풀어놓았는데 괴담 하나하나마다 살짝 오싹한 기운을 느끼게 만든다. 그 오싹함이 은근히 매력적이어서 다양한 괴담들 속으로 따라가다보니 뭔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호기심에 이끌려 더 빠져들게 됐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괴담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모아 놓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는 서서히 하나의 서사로 모아지는데 그 방식도 독특했다. 어설퍼 보이지만 치밀하게 계산돼 있고, 치밀한 듯 하면서도 중간중간 어설픈 지점들이 보이는데 그것이 매력이었다. 

소름 도는 반전이나 은근한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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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란 말 따위 - 딸을 빼앗긴 엄마의 마약 카르텔 추적기
아잠 아흐메드 지음, 정해영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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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자신의 딸이 마약 카르텔에 납치됐다. 그 딸을 찾기 위해 엄마가 나섰다.  영화 '테이큰'과 비슷한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야기는 딸을 찾는 엄마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멕시코에서 마약 카르텔이 강성해진 역사적 배경도 함께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진지한 다큐멘터리가 되기도 한다. 

상상 이상으로 살벌한 지역에서 겁 없이 뛰어다니는 엄마와 악날한 마약 카르텔과 부패하고 무능력한 지역 경찰과 마약 카르텔만큼 무자비한 연방 군인들간의 밀고 당기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멕시코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그런 것들을 하나씩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겁 없는 엄마'는 '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어간다. 너무나 영화적인 얘기를 긴장감과 속도감 있게 써내려 가는 속에서 빠져들다보면 한 사회의 시스템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한 인물의 힘겨운 노력을 군더더기 없이 풀어놓으면서 개인과 사회를 잘 결합해 놓은 뛰어난 르뽀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 집중하다보니 그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이 잘 드러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노력도 영웅적 서사로 그려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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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선생, 지한구 - 그리고 오래도록 이웃으로 살아가는 학생들 셜록 3
지한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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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따라지 학교에 다닌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삶을 일찌감지 포기해버리는 지방 공고생들과 함께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려고 했던 노력을 기록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만난 아이들과 마음의 문을 여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진정성을 갖고 다가서며 한발씩 가까워진 그들과 작지만 소중한 성과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은 변화들이 생겨났고, 절망만 있을 것 같은 그곳에서 희망이 만들어졌다. 

'인간극장'처럼 감동으로 현실을 눈가람하지 않고, 관료주의와 적당주의가 휑휑하는 그곳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면서도 감동을 주는 글이다. 희망만들기에 성공한 사례만이 아니라 실패한 사례로 끄집어내며 만만치 않은 현실도 민낯 그대로 드러낸다. 

깔끔하면서도 정성스럽고 유머있는 글쓰기가 읽는 이의 마음을 더 포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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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과 여성 5, 고통의 기억, 그 너머에서 - 이루 말할 수 없는 날들에 대한 기록
제주4.3연구소 엮음 / 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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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에 의해 가족들 잃거나, 좌익 무장대에 의해 총상을 입거나, 우익단체에 의해 고문을 당하거나 하며 끔찍한 경험을 해야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어린 나이에 상상도 하기 힘든 경험을 하고 난 후 살벌한 세상에서 숨죽여 살아야 했고,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억착스럽게 버티며 살아온 삶의 얘기다. 

그들이 살아왔던 삶은 다양하고 저마다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시대의 상처를 개인이 품어내는 방식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 응어리진 한이 제대로 풀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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