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또 다른 기억 알라딘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극좌 모험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많이 거론 되는 오래지 않은 역사적 사건이다.

이 책을 쓴 천이난은 당시 16살의 견습공으로 자신이 겪은 문화대혁명의 경험을 생생한 다큐멘타리처럼 써나가고 있다. 기존 공산당 관료권력에 맞선 조반파 노동자가 경험했던 문화대혁명 10년의 경험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최고지도자에 의한 위로부터의 지침과 아래로부터의 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매우 역동적으로 나타난다. 세계를 혁명적 열정으로 뒤흔들었던 68년 혁명이 그렇게도 칭송했던 문화대혁명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800쪽이 넘는 꽤 두툼한 책을 읽고 나면 역사의 소용돌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로베스피에르혁명의 탄생 알라딘

 

프랑스혁명에서 가장 문제적인 인물이지만 가장 논쟁이 적은 인물 중의 하나가 로베스피에르이다. 혁명을 공포정치로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역사학자인 장 마생은 공포정치의 화신인 로베스피에르를 혁명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했던 일관된 인물로 그리면서 논쟁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로베스피에르가 그렇게도 강조했던 혁명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700쪽에 이르는 분량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가장 뛰어난 전기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서준식 옥중서한 알라딘

 

 

요즘 나오는 책들의 활자크기의 반 정도 되는 활자 크기로 800쪽이 넓게 두툼한 책이다. 과연 이 책을 읽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극적인 이야기 전개도 거의 없고, 인간들 간에 오고가는 관계도 거의 없이 혼자만 주절주절 거린다.

비전향 장기수 서준식이 썼던 편지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읽는 것은 정말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인내심이라는 것이 17년의 인내심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시도해볼만하다.

 

 

생존자 알라딘

 

나치와 소련의 집단 강제수용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움 지옥이 만들어졌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과연 무엇으로 버티었을까?

생존자들의 다양한 증언과 기록, 문학 작품들, 정신분석학과 사회과학적 자료 등을 풍부하게 살피면서 생존의 힘을 들여다봤다.

재소자들에게는 살아남아야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서로를 도와야 하고, 저항해야 하고, 나름대로의 규율이 있어야 했다.

어쩌면 아주 단순한 결론이지만, 우리는 왜 그 단순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 이 세상이 죽음의 수용소와 다름없는 사람들에게도 그 단순한 진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살아남은 아이 알라딘

 

1984년 9살의 나이에 형제복지원에 입소해서 3년 동안 지옥의 경험을 했던 한종선씨의 삶을 기록했다.

그 지옥의 경험 이후 사회로 나왔지만 고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그의 삶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가해자는 아직도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누구가의 삶에 대한 기록이 이 사회의 더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으로 가슴 떨리는 얘기를 덤덤하게 써내려간 뛰어난 글인데, 뒤에 이어진 교수의 글이 너무 장황해서 책의 가치를 손상시킨다.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알라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9년 동안 아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던 끔찍한 기억을 글로 정리하면서 자기치유를 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끔찍한 지옥의 기억이다. 영화 '도가니'의 내용은 애들 장난일 정도다.

참으로 힘들게 그 기억을 끄집어내서 기록해 놓은 만큼 이 글을 읽는 사람도 힘들다.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끝까지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글쓴이의 치유과정이 글을 읽는 이에게 전해진다.

진실 된 글이 그 글을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함께 치유되는 정말 정말 정말 감동적인 책이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알라딘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마르면 우울한 기분에 빠져든다. 깊은 바다 속에서 힘없이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지켜보는 기분.

자식 읽은 부모들은 그런 기분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았고,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정리한 이들은 그런 기분을 여과 없이 전달했고, 그 이야기를 읽는 이들은 그런 기분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힘들게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냥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들이 전해주는 삶의 메시지가 깊은 바다 속에서 살며시 퍼져나간다.

 

 

김지은입니다 알라딘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에게 닥쳐왔던 거대한 쓰나미를 기록했다.

안희정의 성폭력을 폭로한 이후 벌어졌던 일들이 아주 고통스럽게 쓰여 졌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버텨왔고 어떻게 일어설 수 있었는지 담담하게 얘기한다.

뼈 속까지 파고드는 고통을 읽는 이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그 고통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내 삶의 의지도 일어선다.

 

 

관통당한 몸 알라딘

 

세계 곳곳에서 자행됐던 전시 성폭력에 대한 증언들을 모아놓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들에 몸서리를 치며 읽게 된다.

말하는 사람도, 기록하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고통스럽게 한발 한발 나아간다.

그렇게 끔찍하고 방대한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도 희망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고통을 같이 느끼면서 삶과 세상을 돌아볼 수 있었음에 너무도 가치 있는 책이다.


무법의 바다 알라딘


개별국가의 법이 미치지 않는 공해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탈법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노예노동, 불법 남획, 해적, 해상오염, 사설경비 등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스스럼없이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보여준다.

자료나 증언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기록한 것들이라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고 그 속에서 고통 받거나 감추려하는 사람들의 영혼까지 느껴진다.

아주 방대한 분량의 책이고 내용이 상상 이상으로 끔찍하지만 우리가 풍요롭게 누리는 세상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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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가의 사냥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산호 옮김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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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어느 황량한 시골 마을에서 귀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홈즈 일행이 뛰어들어 그 사건의 내막을 파해치는 내용인데, 귀족 가문에서 전해 내려오는 섬뜩한 전설과 재산 상속을 둘러싼 이해 다툼이 얽혀 이어기가 흘러간다. 대중적으로 혹할 수 있는 요소들로 꾸려진 추리소설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이 너무 느슨해서 추리소설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장편보다는 단편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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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김중혁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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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공장을 견학하고 그 공장들에 대해 적고 있다.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는 현장에 대한 르포라기 보다는 공장을 견학하기 전후로 느낀 감상을 자유롭게 적어 놓은 글들이다. 가볍게 산책하듯이 읽기에는 좋겠지만 작가의 주관적 감상이 너무 강해서 이 책의 기획 의도가 무엇인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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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 - 돈과 기름의 땅, 오일샌드에서 보낸 2년
케이트 비턴 지음, 김희진 옮김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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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조그만 마을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 여성이 일자리를 찾아 먼 곳에 있는 오일샌드 광산으로 갔다. 남성들만이 우글거리는 그곳에서 젊은 여성은 상상하기 어려운 성희롱을 견뎌야 했고, 심지어 성폭행을 당하고도 말을 못하는 상황에서 버텨야 했다. 그곳의 남자들도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술과 마약으로 버티며 몸과 마음이 망가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곳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림이 이야기를 받쳐 주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힘든 얘기를 덤덤하게 풀어내며 자신을 치유하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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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 지도를 펼치지 않고는 지금의 세상을, 다가올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에밀리 오브리 외 지음, 이수진 옮김 / 사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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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을 돌려보듯이 세계 곳곳에 있는 나라들이 어떤 역사적 배경 속에 현재 어떤 조건에 처해 있는 지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에 있는 다양한 나라들의 현 실태를 가볍게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서구의 시각이 너무 강하고, 제목과 달리 지도를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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