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를 중심으로 인도 민족의 단결과 독립을 주장한 간디와 달리 암베드카르는 계급적 억압을 구조 짖는 힌두교를 비판하면서 불가촉천민의 단결을 주장했습니다. 철저히 소외계급에 기초해서 사회를 변혁하려 했던 그는 현실 정치 속에서 사회주의에서 사민주의로, 사민주의에서 불교로 사상적 변화를 이어갑니다. 암베드카르의 정치적 행보에 집중하다보니 사상적 깊이나 얇아졌고, 거대한 인도가 너무 작은 신생 독립국처럼 그려진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윤영수의 소설은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갑니다. 윤영수의 첫 소설집인 이 책은 냉탕입니다. 제목 그대로 희망 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냉탕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몸이 굳어지지만, 가만히 있으면 몸 안에서 뜨거운 열기가 나옵니다. 이 소설의 그런 냉탕입니다. 첫 소설집이라서 그런지 그 후에 나온 소설들보다는 읽는 것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불통시대에 돌아본 소통의 리더십’이라는 특집을 통해 조선시대 소통의 리더십을 살린 역사적 인물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독교 사회에 대한 비판적 글들,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글들이 실려있습니다. 현재와 소통하기 위한 역사학자들의 시도와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획의도가 강해서 그런지 글들이 급하게 쓰여졌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마술피리 이야기가 지어낸 동화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실재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이 흥미를 주는 책입니다. 아베 긴야라는 독일 중세사에 정통한 일본 학자가 쓴 책입니다. 중세 독일의 역사적 상황, 민중의 생활사 등을 중심으로 꼼꼼히 자료들을 살펴보고 정리했습니다. 학자다운 치밀함이 돋보이지만, 동화가 난도질당해 분석되고 나니까 즐거움과 감동이 없어져버리더군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한 모범적인 투쟁이라고 얘기되는 뉴코아노동조합의 투쟁은 말도 많은 합의서와 함께 끝났습니다. 일부 비판이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그 투쟁에 대한 얘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당당하게 그들을 비판하기 어려워서일까요? 아니면 끝난 투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서일까요? 아무튼, 이 책을 쓴 권미정씨는 그 투쟁을 애정 어린 눈길로 차분히 정리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투쟁들이 이렇게 정리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기획된 책이어서 그런지 기획서에 충실하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