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기(氣)철학에 대한 대중 아카데미를 강의와 토론 내용을 모아놓은 두 번째 책입니다. 문학, 서화, 음악, 한의학, 음식 등에서 기철학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역동적 창조성을 강조하는 기철학이 문화와 생명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이 쉽고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칠레의 민중시인 파블루 네루다가 자신의 삶을 정리했습니다. 시와 사랑과 혁명을 노래했던 시인이었던 만큼 회고록에도 시와 사랑과 혁명이 넘칩니다. 차분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험난했던 시절을 얘기하고, 그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에게 애정을 보여줍니다.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유명한 고전을 직접 접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이 소설도 워낙 유명해서 영화를 비롯한 다른 매체로 접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입니다. 몇 년 전에야 제목도 한국식으로 바뀐 문고판인 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놀랐습니다. 단순한 노트르담 성당의 곱추와 집시 미녀의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의 정신이 낭만주의와 만났을 때 나올 수 있는 뛰어난 소설이었습니다. 문고판이라서 아쉽지만 빅토르 위고의 힘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가부장적인 사회가 완전히 뒤집혀서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사회라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게르드 브란튼베르그라는 작가가 쓴 이 소설은 그런 사회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남성해방을 위한 치열한 고민과 모색이 이어지는 매우 색다른 소설입니다. 요즘 개그콘서트에서 모여지는 ‘남성인권보장위원회’라는 코너가 여성 억압의 현실을 가린 유치한 장난이라면, 이 책은 그 억압의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거울에 비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이론에 충실한 소설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요즘은 조금 뜸 해진 베네수엘라와 차베스에 대한 열기가 한창이던 시절 베네수엘라 혁명을 이해하기 위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으로 모인 젊은 연구자들이 쓴 이 책은 그 중에서 가장 쉬울 뿐 아니라 활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실험은 그 열기가 조금 식은 지금에서도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