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유명한 책입니다. 르네상스 시기 인문 정신을 바탕으로 냉혹한 정치 논리를 풀어나가는 마키아벨리의 탁월한 능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러 공화국들의 대립과 외국의 침략 속에서 군주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처신을 해야 할 것인가를 풍부한 예를 들어가면 간결하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지배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그리고 그런 얘기를 포장하지 않고 분명하게 써내는 마키아벨리의 당당함이라니...
알렉산드르 뿌쉬낀은 우리나라에 시인으로 잘 알려진 러시아 근대 문학가입니다. 이 책은 진부한 사랑얘기에다가 1800년대 초반의 러시아 상황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운문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이 소설은 매우 자유롭고 재미있습니다. 시의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은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얘기를 풀어가는 뿌쉬낀의 재주 역시 식상한 내용을 식상하지 않게 만듭니다.
힌두교를 중심으로 인도 민족의 단결과 독립을 주장한 간디와 달리 암베드카르는 계급적 억압을 구조 짖는 힌두교를 비판하면서 불가촉천민의 단결을 주장했습니다. 철저히 소외계급에 기초해서 사회를 변혁하려 했던 그는 현실 정치 속에서 사회주의에서 사민주의로, 사민주의에서 불교로 사상적 변화를 이어갑니다. 암베드카르의 정치적 행보에 집중하다보니 사상적 깊이나 얇아졌고, 거대한 인도가 너무 작은 신생 독립국처럼 그려진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윤영수의 소설은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갑니다. 윤영수의 첫 소설집인 이 책은 냉탕입니다. 제목 그대로 희망 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냉탕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몸이 굳어지지만, 가만히 있으면 몸 안에서 뜨거운 열기가 나옵니다. 이 소설의 그런 냉탕입니다. 첫 소설집이라서 그런지 그 후에 나온 소설들보다는 읽는 것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불통시대에 돌아본 소통의 리더십’이라는 특집을 통해 조선시대 소통의 리더십을 살린 역사적 인물들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독교 사회에 대한 비판적 글들,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글들이 실려있습니다. 현재와 소통하기 위한 역사학자들의 시도와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획의도가 강해서 그런지 글들이 급하게 쓰여졌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