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말 : 알라딘
이해인 수녀가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면서 사람과 세상과 영성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낮고 편안한 목소리로 조근 조근 얘기하는데 말의 울림이 만만치 않다.
70여 년의 삶과 50여 년의 구도자 생활 속에 스며든 내공이 책을 읽는 이에게도 잔잔히 스며든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정리한 이 역시 욕심 부리지 않고 상대의 말을 잘 전하는데 중점을 두어서 책이 너무도 정갈하다.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는가? : 알라딘
'제주도에서 조그마한 가게 하나 운영하면서 살아가는 삶' 많은 이들이 꿈꾸는 삶이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7명의 이주민을 인터뷰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의 얘기를 골고루 듣게 된다.
모두들 이런저런 고민 속에 이주를 결정했고 이런저런 그림들을 그렸을 테지만 그들이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았다.
그런 현실적인 얘기를 아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놓았다.
3년 이하 이주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생각이 자유롭고 여유로워서 좋았다.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더 많은 현실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더 삐걱거리고 굳어져가겠지만 잠시나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 알라딘
세상에서 가장 쓸쓸하고 외롭게 버림받은 사람들 중의 하나인 독거노인들을 찾아 그들의 얘기를 듣고 정리했다.
너무나 오랜 세월 상처받고 외롭게 지낸 이들은 쉽게 자신의 마음을 열지 않을 뿐 아니라 두서없는 그들의 얘기를 듣고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답답하고 쓰린 그들의 얘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힘겨움이기도 하다. 그런 어려움을 신뢰로 극복하며 글로 담아냈다.
아련하고, 쓰라리고, 답답하고, 뭉클하고, 간절해지는 책이다.
같은 시대, 다른 이야기 : 알라딘
구로동맹파업 30년을 맞아서 그 중심에 있었던 9명의 얘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요즘 여러 가지 형태로 르포문학이나 구술문학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그 중에 아주 완성도가 높은 책이다.
구로동맹파업이라는 커다란 경험을 전후로 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모아지고, 갈라져가는 지를 읽을 수 있다. 이 사람들의 인생 흐름을 보면서 ‘삶’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알라딘
일본에서 전쟁을 피해 제주도로 왔다가, 4.3항쟁 때 다시 일본으로 도망가고, 그곳에서 조총련 활동을 열정적으로 벌이고, 그 와중에 세 아들을 북으로 보낸 채 살아야 했던 부모님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북을 추종하는 부모님과 싸우면서도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 카메라를 놓지 않았고, 그렇게 만든 영화가 상영된 이후 북에 있는 오빠들과도 연락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 과정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 역사와 이념과 가족과 세대 등에 대해 아주 폭넓게 성찰한다.
그 성찰이 너무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워 마음속에 얇지만 깊은 상처가 생긴다.
숨결이 바람 될 때 : 알라딘
서른여섯의 나이에 말기 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던 의사의 자기기록이다.
‘의사로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대해왔던 과정’과 ‘환자로서 죽음을 앞두고 주변인들을 대해왔던 과정’을 정리했다.
두려움 속에서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삶과 사랑에 대한 얘기를 써나갔다.
오만가지 상념이 휘젓고 다니는 상황에서 치열하게 써나간 글이지만 막상 그 글은 차분하고 담담하다. 그래서 더 울림이 있다.
귀가도 : 알라딘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착한 사람은 모질지 못해서 힘들고, 모진 사람은 착한 사람에게 더 모질지 못해서 힘들다. 그래서 세상살이는 특별히 악한 사람이 없어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특별한 성인군자가 아니라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안기도 한다.
그런 세상을 묵묵히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리고 있는 연작소설이다.
한 번 읽고 세상의 다양함을 느끼고, 두 번 읽고 폭넓은 세상 사람들의 호흡을 알게 되고, 세 번 읽고 세상살이의 깊이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생존자 : 알라딘
나치와 소련의 집단 강제수용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움 지옥이 만들어졌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과연 무엇으로 버티었을까?
생존자들의 다양한 증언과 기록, 문학 작품들, 정신분석학과 사회과학적 자료 등을 풍부하게 살피면서 생존의 힘을 들여다봤다.
재소자들에게는 살아남아야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서로를 도와야 하고, 저항해야 하고, 나름대로의 규율이 있어야 했다.
어쩌면 아주 단순한 결론이지만, 우리는 왜 그 단순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 이 세상이 죽음의 수용소와 다름없는 사람들에게도 그 단순한 진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의 마지막 날까지 : 알라딘
무용가 홍신자가 80여 년을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유로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온몸으로 치열하게 부딪히며 깨달아왔던 삶의 태도들을 정갈한 문체로 써놓고 있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서부터 영혼까지 자유롭고자 했던 그의 구도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어서 읽는 이의 영혼으로도 스며든다.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 알라딘
틱낫한 스님이 살아온 삶과 그 속에서의 명상수행 경험을 정리했다.
짧고 담백한 글속에 잔잔한 울림이 녹아있다.
자기 내면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도 수행이 이뤄지기 위한 고민도 녹아있다.
비슷한 얘기가 반복되는 듯하지만 찬찬히 음미하며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연약함의 힘 : 알라딘
신학자인 현경씨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느끼고 깨달았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써놓은 에세이들이다.
신학자임에도 특정 신학에 치우지지 않고, 교수임에도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한국 출신임에도 한국 국적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낮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영적인 에너지로 충만한 삶을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다.
그의 경험과 사상에 동의하느냐와 상관없이 그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충만해지는 책인 것은 분명하지만, 너무 멀리 그리고 높이 떨어져 있어서 가볍게 대하기에는 왠지 조심스러운 느낌을 준다.
기분 좋아지는 책 : 알라딘
유아용 그림책 같은 아주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책이다.
살짝 유치한 듯한 그림과 내용들인데 그 속에 내면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림 하나하나를 보면서 나의 감정과 비교한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감정이 일치하게 된다.
그렇게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진다.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 알라딘
젊은 페미니스트의 에세이다.
별다른 내용이 있겠나 싶었지만 제목이 도발적이라서 읽게 됐다.
그러데 금방 빠져들고 말았다.
이론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나온 글들이었다.
가부장적 사회를 비판하는 것에서 작지만 소중한 대안을 만드는 노력들로 나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비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는 글들이었다.
어느 부분에서는 진심으로 공감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게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새로운 모색에 대해 배우고
어느 부분에서는 이질감에 불편해하면서
마음으로 곱씹으며 읽게 되는 책이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알라딘
유품정리사를 하면 마주치게 된 다양한 형태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직업적 특성상 대부분 불행한 죽음인 경우가 많지만 그런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런 모습들을 통해 삶과 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간결하고 깔끔한 글 속에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통찰이 풍부하게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