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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책 읽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초등 3·4·5 학년 독서교육법

[조선일보]

독서교육에서 초등 3·4·5 학년은 아주 중요하다. 어느 시기이든 중요하지만 특히 이 시기는 독서에서 과도기 또는 전환 시기로서 부모나 교사의 적절한 지도가 꼭 필요하다. 비교적 쉬운 책에서 조금 까다로운 책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많은 아이들은 책읽기에 좌절감을 느낀다. 저학년 때 책을 좋아하던 아이들도 점점 책과 멀어지거나 흥미 위주의 만화만 보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아야 하는 때이다. 특히 이 시기의 독서력은 학습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학업 성적이 너무 떨어져 고민인 중학생의 독서력을 검사해 보면 초등 4학년 수준에 멈추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 시기에 적극적인 독서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1. 못 읽는 건지 안 읽는 건지부터 파악하자


책 읽기를 싫어하는지 책을 못 읽어서 자신감이 없는지 알아본다. 책을 싫어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책을 못 읽어서 자신감이 없는 경우라면 아이의 독서수준을 점검한 후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주도록 한다.


2. 독서수준부터 파악하자


아이가 자기 학년보다 낮은 수준일 경우 수준에 맞는 책을 읽고 이해하도록 지도를 하여 점차 독서 수준을 올려가도록 한다. 시중에 나온 상업용 책에 표시된 학년 수준 표시는 혼자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이라기보다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함께 읽는 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가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 읽을 수 있는 책은 보통 자기 학년보다 낮은 수준의 책이 된다. 즉 초등 4학년 아동이 지도 없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책은 3학년 수준의 책이 된다.


3. 제대로 읽는지 확인하자


초등 3·4·5학년 과도기 독서의 중요성은 바로 꼼꼼히 제대로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꼼꼼히 읽는다는 것은 대충 후딱 줄거리 위주로 읽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정독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생각하면서 읽지 않으면 읽고 나서 내용을 물어도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 내버려두면 대충대충 읽는 습관이 굳어버린다. 텔레비전을 보고 자란 요즘 아이들은 책 읽는 것도 텔레비전 보듯이 눈으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4.골고루 읽히자


이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은 독서의 편식 현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읽고 싫어하는 책은 전혀 읽지 않아 독서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과도기 아이들의 편독 현상이 반드시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나름대로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생겼고, 그것을 계속 탐구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좋아하는 책도 즐기게 하되, 꼭 읽어야 할 책도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억지로 싫은 책을 권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 주의해야 한다.


5. 책을 읽는 전략(방법)을 가르치자


학년이 올라갈수록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이런 아이들은 열심히 책을 읽었지만 조금 지나면 재생이 되지 않아 스스로 실망을 거듭하게 되고 심하면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우선 어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낱말의 뜻을 문맥 속에서 이해한 다음 낱말장에 그 뜻을 기록하여 수시로 보면서 암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을 읽어가면서 “아, 이건 중요한 거야. 중요해, 꼭 외워 둬야지!” 하며 중요한 내용을 소리 내어 읽는 것도 하나의 기억술이다.


( 임성미 ‘독서논술, 초등 3,4,5학년 때 배워야 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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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5 17: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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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비자림 > 木馬와 淑女

木馬와 淑女

 

                            박  인  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소리는 귓전에 찰랑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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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5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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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페일레스 > 나희덕과 백석의 '아버지'

못 위의 잠

나희덕羅喜德

나희덕 -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나는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봅니다
종암동 버스 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 나온 모습
수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반쪽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제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더 바라보던
사내의, 그 마음을 오늘밤은 알 것도 같습니다
실업의 호주머니에서 만져지던
때묻은 호두알은 쉽게 깨어지지 않고
그럴듯한 집 한 채 짓는 대신
못 하나 위에서 견디는 것으로 살아온 아비,
거리에선 아직도 흙바람이 몰려 오나 봐요
돌아오는 길 희미한 달빛은 그런대로
식구들의 손잡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골목이 너무 좁았고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의 그림자
그 꾸벅거림을 기억나게 하는
못 하나, 그 위의 잠


- 나희덕,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창작과비평사, 1994



고향故鄕

백석白石

백석 지음, 이숭원 주해 - 원본 백석 시집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어누어서
어늬아츰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같은 상을하고 관공關公의수염을 들이워서
먼녯적 어늬나라 신선같은데
새끼손톱 길게도은 손을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집드니
문득물어 고향故鄕이 어데냐한다
평안도平安道 정주定州라는 곧이라한즉
그러면 아무개씨氏 고향이란다
그러면 아무개씨-ㄹ 아느냐한즉
의원은 빙긋이 우슴을 띄고
막역지간莫逆之間이라며 수염을 쓴(쓰+ㄹㄴ)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이라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즛이 웃고
말없이 팔을잡어 맥을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삼천리문학』2호(1938. 4.)에 발표.
- 1. 상을하고 - 모습을 하고. 2. 關公 - 관우. 3. 길게도은 - 길게 돋은. 4. 쓰+ㄹㄴ다 - '쓴다'의 뜻에 해당하는 백석의 독특한 시어.

- 백석 지음, 이숭원 주해, 『원본 백석 시집』, 깊은샘, 2006, 142-143.



  이숭원 교수의 『원본 백석 시집』을 드디어 며칠 전에 샀습니다. 영인본처럼 돼 있는 것도 좋고 주해도 잘 되어 있어서 좋은데 차례가 엉망이더군요. 「수라修羅」라는 시를 찾는데 차례에 적힌 쪽을 찾아보니 안 나옵니다. 이상해서 차례를 다시 보니 그 앞의 시 「여승女僧」이 86쪽이고 「수라」는 68쪽이지 뭡니까. 아놔……. 이렇게 쪽수가 틀린 부분이 아홉 군데. 105편의 시가 실린 시집에서 아홉 군데라니요. 시집 『사슴』에 실린 '힌밤'이란 시는 아예 목차에서 누락돼 있더군요. 힘들게 원본을 찾고 책으로 펴낸 저자의 노고는 인정하지만 이왕 하는 김에 마무리까지 깔끔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국어 과외를 하러 갔다가 문제집에서 나희덕 시인의 「못 위의 잠」을 읽었습니다. 이제 1990년대에 출판된 시도 수능 문제집에 등장하는 시대가 온 것이죠. 놀랍지 않습니까? 흐흐. "제비의 원관념이 아버지란 거 알겠지? 그래~서! 주제는 '아버지의 고단한 삶에 대해 느끼는 연민의 정'이라는 거~" 따위 말하고 있는 제 자신이 슬퍼졌습니다만. 아무튼, 이 시를 읽고 나니 백석 시집에 실려 있는 「고향」이라는 시가 생각나서 같이 한 번 올려봅니다. 1990년대 후반에 수능 공부하신 분들은 책보다 문제집에서 백석 시인의 시를 더 많이 접해봐서 좀 뜨악할 수도 있겠지만. 흐흐.

  「못 위의 잠」의 화자는 못 위에서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보고 '제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더 바라보던',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고향」의 화자는 '여래 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드리'운 의원, 즉 아버지의 친구를 통해서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죠. 한 사람은 딸이고 한 사람은 아들이지만, 어느 집의 자식이든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애증이 섞여 있겠죠. 친구랑 며칠만 같이 지내도 좋은 맘 미운 맘이 오락가락하는데 하물여 한솥밥을 먹는 아버지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저 역시 그런 감정을 갖고 있죠. '애'보다는 '증'에 가깝지만. 하하.
  그런데 요즘은 그런 감정도 가끔씩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바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제가 '북관에 혼자 앓아누워' 있는 상황이라면 백석 시인 편을 들었겠지만, 아직은 제 마음이 나희덕 시인에 가까운가 봅니다. 말하자면, 그 때는 몰랐던 '그 마음을 오늘밤은 알 것도 같'다고 할까요…….

  나희덕 시인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생각한 걸 몇 마디 적어볼까요.
  그의 성장기는 '고아원'이란 말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먼 친척이 운영하던 고아원에서 태어난 그는 열 살 때 서울로 올라와서도 고아원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부모가 있는 아이인데도, 부모가 없는 아이들과 함께 자랐죠. 이런 공동체 성향과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종교적 분위기, 거기에 운동권 체험. 이런 것들이 나희덕 시인의 문학세계를 구성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한 단어로 줄이자면 그 모든 '슬픔'들.
  그가 어느 글(한국일보에서 연재한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에서 밝힌 것처럼 그의 '시의 팔 할은 슬픔이나 연민의 공명(共鳴)에서 시작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시는 '내 안의 슬픔이 다른 슬픔과 만나 서로 스미고 어루만질 때 흘러나오는 언어. 또는 존재와 존재가 서로 삐걱거리고 뒤척이며 내는 소리들'을 받아적은 것이고, '눈물을 다스리는 힘이 없이는 슬픔을 제대로 노래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못 위의 잠」에서 '눈물'을 똑 떨구는 게 아니라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보는 것도 그래서겠죠.
  저는 나희덕 시인이 그의 소원대로 '저 실핏줄들이 모여 언젠가는 슬픔의 강물 하나 만들어낼 수 있기를. 넓게 흐를수록 더 깊이 숨어서 우는 건천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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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6-09-18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시험을 앞두고 몸이 너무 아팠을때 병원의의사 선생님 한분께서. 이런저런 말씀해주시는것을 듣고. 백석의 고향이 생각났더랍니다...^^
제가 젤 좋아하는 시는 백석의 흰 바람벽있어.와 나희덕님의 푸른밤이요.
나희덕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시가 한층더 따뜻하게 다가오네요.^^
 
 전출처 : 가넷 > 그리움 - 유치환

그리움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건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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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9-1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바람이 붑니다. 가을에 읽으니 더 애잔하네요.
혜경님 사진 이미지 참 예뻐요...분위기 환상입니다~~~
님도 역시 날씬하시군요. 흑...

프레이야 2006-09-17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고마워요^^ 계절도 바뀌었는데싶어 이미지 사진 바꾸어보았어요. 작년여름에 옆지기가 찍어준 것이에요. 여기 부산은 지금 태풍이 오려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요. 스산하네요.. 오늘 결혼식 올리는 사람도 있던데 어쩌나 싶으네요. 신부머리가 엉망될 텐데요.. 남은 시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오늘이 - 한국 대표 애니메이션 그림책 1
이성강 지음 / 문공사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이성강 감독은 2004년에 앙시 페스티벌에서 이미 ‘마리이야기’로 장편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오늘이>는 2004년 자그레브 애니메이션 영화제 특별상을 비롯하여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그 애니메이션이 그림책으로 재탄생되었다.


<오늘이>는 제주도의 계절 근원 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재구성한 이야기이지만 신화와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하여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오늘이를 통해 성장과 회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인간의 욕심과 행복의 근원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그림책 <오늘이>에는 VCD가 부록으로 들어있어서 1학년 아이와 함께 재생하여 보았다. 17분정도의 애니메이션으로 장면의 전개가 빠르고 이야기전개에도 박자감이 느껴져 전체적으로 율동적이다. 애니메이션과 그림책 모두 낮고 깊은 색감을 주로 하여 사람의 무의식의 세계나 꿈속의 세계 혹은 전생의 장면을 상상하는 것 같이 환상적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녹색톤과 잿빛톤에 밤하늘처럼 진한 잉크색의 색감이 신비롭다. 그러다 인물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동글동글 귀염성스러운 윤곽과 밝은 색감을 곁들여 보는 이가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아이들을 눈높이로 한다는 점에서도 이렇게 밝고 고운 색감과 무게감 있는 진지한 색감을 동시에 쓴 점이 좋아 보인다. 배경의 아스라함과는 대조적으로 등장인물은 눈에 띄는 색상으로 도드라지게 그려놓았는데, 특히 여의주를 너무 많이 갖고 있어 승천하지 못하는 욕심꾸러기 이무기가 어찌나 귀엽게 그려졌는지, 마치 아기공룡둘리에 나오는 둘리엄마 같기도 하여 재미있다. 오늘이와 매일이가 머리를 부딪히며 만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난다.


이무기가 그렇게 움켜쥐고 있던 여의주를 다 버리고 위험에 처한 오늘이를 구해주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이무기가 드디어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르고 입에서 내뿜는 불로 얼어붙었던 원천강을 녹이는 장면은 스펙타클하다. 원천강은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섬이다. 그 섬은 우리의 근원적인 고향이지 뿌리다. 신화에서는 오늘이가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선녀가 되는 것으로 맺지만 여기에서는 그냥 원천강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학, 야아와 재회하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끝난다. 아이들의 정서에 훨씬 안정감을 주는 행복한 그림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의 미덕을 한껏 발휘한 그림책 <오늘이>는 한국 대표 애니메이션 그림책 시리즈의 첫 권이다. 그림책에서는 만화의 장면처럼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면의 크기를 일정하게 하지 않고 변이를 주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다양한 면의 분할과 적절하게 절제된 글귀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에 버금가는 독특한 경험을 안겨준다.


그림책 <오늘이>는 한국 대표 애니메이션 그림책 시리즈의 첫 권이다. 국내 시장의 열악한 사정으로 독자들에게 선도 못 보이고 사라지는 우수한 애니메이션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주옥같은 그림책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멋진 판타지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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