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개구리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
맥스 벨트하우스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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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기억하시나요?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어떨 땐 내 감정을 나도 모르겠고. 뭔가 의욕도 없고 밥맛도 없고. 굴러가는 나뭇잎 한 장에도 센티멘탈해지는, 그런 기억이 있나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또 사랑 받고 싶어 열망하였던 우리의 사춘기를 <사랑에 빠진 개구리>의 초록 개구리는 지금 겪고 있다. 실체가 없는 사랑의 열병이 어느 한 곳으로 구체화되면, 모든 걸 다 주어도 아깝지 않고 또 나 자신을 발전시키려 애쓰게되는, 아주 희생적이면서 생산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사랑의 열병을 어떻게 앓고 이겨냈는가는 이 후 우리의 삶을 얼마나 성숙한 단계로 끌어 올리는 가와 관련이 없다 못할 것이다.

초록 개구리와 하양 오리... 색이 다르다는 건 개구리가 오리를 사랑하는 데 아무 것도 아니다. 국경과 인종을 넘다드는 사랑에 대한 기사를 보게되면, 사랑의 결실을 위해 치워버린 그들의 선입견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게된다. 초록 개구리의 사랑은 색을 과감히 뛰어넘은 것이기에 더욱 건강하고 가치있는 것으로 와닿는다.

이성에 비교적 빨리 눈뜨는 요즘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고 건강한 사랑의 감정을 키워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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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그림책 -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호소문 에듀세이 3
이희경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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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아이의 풍요로운 정신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는 즈음에 이 책을 발견하였다. 이 책은 역으로, 아이들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마음 속의 그림을 구상화하고, 어떻게 그것이 겉으로 표현되는 가를 아주 구체적 사례들로 극명하게 보여준다.

부모라는 권력으로 아이들의 마음에 아무렇게나 상처를 내고, 그들 마음 속의 소리에는 귀기울여 보려고도 않는 어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작가는 일선에서 여러가지 모양으로 상처받고 일그러져있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치료하는 교사이다.

어른들 중심으로 행해지는 여러 행태들로 아이들의 마음과 삶은 무방비 상태로 찌그러지고 얼룩진다. 물론 이 책에 나와 있는 사례들은 극단적인 경우들이지만, 일상에서 한마디씩 내던지는 부모의 말한마디가 얼마나 무섭도록 중요한 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될 큰딸 아이에게 작가의 테스트 방법인, 물고기 가족화와 나무 그림등을 그려보게 하였다. 아이의 그림을 두고 경솔한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래도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였지만, 앞으로도 아이의 마음 속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아이의 마음 속의 그림책이 견실하고 긍정적인 내용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충만하기를 가슴 조이며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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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캠핑 갈 수 있어 한림 저학년문고 4
하야시 아키코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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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든 어른이든 '해냈다'는 성취감과 거기서 더해지는 자신감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힘이다. 아기가 처음 목을 가누고, 몸을 뒤집고, 앉고 기는 등등... 생명이 주어지면 하나씩 해낼 수 있고, 또 해내야하는 것들은 무수하다.

<나도 캠핑갈 수 있어>를 보고 나니, 아이가 처음 혼자 숟가락질하겠다고 떼를 써, 음식물을 조금 덜 흘리도록 옆에서 표없이 도와주며 숟가락질을 하게 한 때가 떠오른다. 아이가 혼자 스스로 하겠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시시각각 걷잡을 수 없다. 그럴 때마다 현명한 어른이라면 슬쩍슬쩍 도와주면서 방법을 터득하게 한다.

<나도 캠핑갈 수 있어>는 간결한 선과 산뜻한 노란색을 주조로 그린, 만화같이 정겨운 책이다. 하야시 아키코가 그리는 아이들이 모두 그렇듯, 이 책의 소라도 너무 귀엽고 앙증맞다. 자신의 힘으로 캠핑을 씩씩하게 해내는 소라의 모습은 대견하다. 도와주는 언니, 오빠들의 모습은 따뜻하고 풋풋하다.

텐트에서 한 밤을 자고 일어나 강가에 꿇어 앉아 세수를 하고 난 소라는 양쪽 무릎에 흙을 묻힌 채 한 손엔 수건을 들고 당당히 서서, '나도 씩씩하게 캠핑을 했어요-.' 하고 외친다. 한마리 노란새가 이 모습을 줄곧 대견하다는 듯 머리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

더불어 사는 것... 도와주고 도움을 받고, 그렇게 배우고 느끼며 한걸음 한걸음 성장을 거듭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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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1 창비아동문고 171
쥘베른 지음, 김주열 옮김 / 창비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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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이라는 말에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골랐다. 19세기 말, 철로와 선박 등 교통수단의 발달로 이런 소설이 꿈이 아닌 현실로 가능한 것이리라. 작가의 과학과 지리등의 물리적인 지식 또한 독자로 하여금 현실감과 긴박감을 더하게 한다.

지구본을 돌려가며 포그와 빠스빠르뚜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과 난관에 부딪히게 되기도 하고, 그것을 극적으로 벗어나는 지혜와 용기에 탄복하게도 된다. 포그의 정확성과 침착함에 빠스빠르뚜의 기지와 낙천적 기질이 어긋나는 듯 하며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자로 잰 듯 한치의 여유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포그에게서 숨어있던 대담한 의협심과 순수한 열정이 드러나는 대목은 감동적이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눈 돌리지 않고 살아온 포그가 위험에 처한 아우다 부인을 구하고 충실한 하인을 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80일 이라는 시간을 주저없이 손해보겠다고 작정한다. 삶은 이런 것일게다. 아니 진정한 삶을 살아가겠다면 이러해야 할 것이다. 살면서 만날 수많은 장애물 앞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고, 때론 지혜롭게 때론 용감무쌍하게 정면에서 건널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진정 의미있는 삶이 될 것이다.

사랑과 신의를 함께 얻은 포그는 80일간의 세계 일주 라는 내기에서 이긴 진정한 승리자이다. 그의 삶을 말할 수 없이 풍요롭게 만든 건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의 색색가지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이맛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모든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겨나가는 포그는, 어쩌면 그런 어려움까지 세계일주의 여정에 넣고 있은 듯, 그런 일들을 즐기는 모습이다.

마지막의 반전! 지구의 동쪽으로 움직였으므로 얻을 수 있었던 경도 1도에 4분씩 얻은 총 24시간이라는 시간. 내기에 진 것으로만 알고 낙심하고 있는 독자에게 이런 통쾌한 반전의 소식이란!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드넓은 시야와 담대함, 진지함과 낙천적 심성, 변하지 않는 순수함의 미덕을 동경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지구촌으로 불리는 이 세계에서 사고의 폭도 그만큼 확장되어져야 하리라. 삶이라는 세계일주의 진정한 승리자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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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할아버지 우장춘 창비아동문고 153
정종목 지음 / 창비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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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또 한 인간의 삶이 왜곡되지 않고 진실되게 이해되기란 쉽지 않은 일인가보다.

<꽃씨 할아버지 우장춘>은 '씨없는 수박'하면 떠오르는 인물쯤으로 알고 있었던 우장춘 박사의 삶과 공적이 꽤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씌어 있는 어린이 인물 이야기책이다. 물론 씨없는 수박은 그의 작품이 아니다.

아버지의 과오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받은 멸시와 차별에서 겪는 고난을 정면에서 부딪히며 이겨나가는 강한 의지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귀한 정신적 유산이다. 나가하루라는 일본 이름을 쓰면서도 언젠가는 우장춘이라는 이름을 쓰리라 자신을 채찍질한다. 차선의 길에서 시작한 일에 평생을 한결같이 근면과 연구로 몸을 바쳐 육종학에 놀라운 업적을 세운 인물이다.

순간 스쳐지나가는 생각도 놓치지 않고 메모를 해두는 습관. 우장춘은 이 습관이 몸에 베어 그냥 흘려보낼 지도 모를 귀한 생각들을 키우고 발전시켜 나갔다. 그의 창의성은 피나는 노력과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씨앗을 사랑한 사람이다.
- 생각과 마음이 잠들어 있는 상태, 요게 바로 씨앗이야. 그것을 어려운 말로 '자아'라고 해. 자아가 깨어나 활동할 때 비로소 생명을 가진 인간이 되는 거야. 우리가 비록 죽어도 생명은 씨앗 속에 남는 거지. 씨앗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새로 태어나는 법이거든. 우주의 법칙에 따라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이 '자아'를 어떻게 의미있게 가꾸어 나갈까 생각해야 돼. 자아는 바로 사람의 '씨앗'이야. -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 힘든 말년을 보내면서 가난한 국민들에게 먹거리의 대안을 마련해주고 전후의 식량난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종자 개량에 한 평생을 바친 그는 자신이 아끼던 꽃으로 덮힌 꽃상여를 타고 씨앗의 나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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