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런닝구 보리 어린이 3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 보리 / 199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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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꾸밈없는 시를 모아 놓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너나 없이 무공해 채소를 먹은 듯, 뱃 속이 개운해짐을 느낄 것이다. 미사여구나 관념으로 쓴 시가 아니라, 그들의 체험과 느낌을 온몸으로 있는 그대로 쏟아낸 것이 바로 그들의 시다.

제재별로 묶어 놓은 다섯 장 모두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하잘 것 없는 생명에서 부터 가족,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세상 모두에 이르기 까지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것은 어쩌면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가 주신 고귀한 마음의 선물인지도 모른다.

- 사람 보고 날아가는 참새
땅을 자세히 보지 않고 걸으면
힘 없는 벌레들이
죽는 줄 모른다.

어린이의 눈에 비친 사회와 어른들의 모순도 군데군데 되짚어 볼 수 있다. 남아선호, 교육, 전쟁, 자연보호 등등... 그들의 시각은 우회도 과장도 없다.

- 문제 아이가 되는 건 쉬워도
보통 아이가 되는 건 어렵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가족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담뿍 담긴 시에서는 눈물이 비켜갈 수 없다. 순진함과 익살이 묻어있는 시에서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아이들은 또래의 친구들에 관심이 많다. 그들이 쓴 시를 보고 함께 느끼고 울고 웃고 하는 사이, 훈훈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좀 더 여물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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