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 모임에서 업어온 책을 오늘아침 우연히 들춰본다. 우연이라고 하지만 나도 모르는 필요에서 손이 갔겠다. 30대 후반의 이 책 주인한테 책을 아직 돌려주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톨스토이의 생애 마지막 저서라고 소개 받은 이 책에는 대문호가 오랜 세월 쓰고 읽고 경험하고 명상하며 얻은 깨달음이 시적인 형식으로 씌어 있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명언들로 오염되어 들끓는 마음을 잦아지게 해준다. 자기애가 지나친 사람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도구여야 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이용한다. 물론 그런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 위선을 부리기도 하지만 은근히 드러내면서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간교함이 보이는 것이다. 어제 딸아이랑 야밤 토크 중 '답정너'가 튀어 나왔다. 내가 그 신조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아이는 신기해 했다. 우리 '답정너'는 되지 말자.  지나친 자기 사랑은 오만의 출발점이라고 톨스토이는 말한다. 지나친 자기사랑에 주변사람들은 질리고 피곤해진다.

 

오늘 나에게 주는 말은, 사람이든 상황이든 자신이든 매사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려 감정을 제어한다면 조금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오만의 출발점

 

 

 

안 맞는 바퀴는

굴러갈 때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예의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사랑은 오만의 출발점이다.

오만은 자기만 사랑하는 행동의 정점이다.

 

우리가 가진 모든 장점을 동원해 다른 사람을 도우라.

몸이 튼튼하다면 약한 이를 돕고

지혜롭다면 그렇지 못한 이를 도와라.

아는 것이 많다면 배우지 못한 이를,

부자라면 가난한 이를 도우라.

 

하지만 오만한 사람은 다르게 생각한다.

자신에게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면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고 홀로 간직하려 든다.

 

-   93쪽

 

 

 

 

아래는 책소개에서 업어온 글귀

레프 톨스토이의 한 마디
이 책은 인류에 대한 나 자신의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다. 함께 읽는 독자들이 내가 책을 쓰면서, 또한 매일 반복해서 읽으면서 경험했던 감동과 흥분을 함께 느껴주었으면 한다. - 톨스토이 (지은이)
이상원의 한 마디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한지, 올바로 사는 길은 무엇인지, 세상살이에서 만나는 갈등과 고난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지 고민스러울 때 이 책을 펼쳐 보라. 바로 그런 고민에 치열하게 매달렸던 톨스토이가 남긴 글귀들은 어느새 고요한 산사에 앉은 듯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일어섰을 때에는 다시 세상과 마주 볼 용기를 안겨 줄 것이다. - 이상원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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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7-18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이든 상황이든 자신이든 매사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려 감정을 제어한다면 좀더 낫지 않을까.. 한번 더 읽어봅니다. 객관적인 눈 갖는 것이 참으로 힘듭니다. 저도 모르게 팔이 굽어버려요~

프레이야 2015-07-18 09:39   좋아요 1 | URL
종종 감정에 속아 허우적대다 앗차 하는 순간이 있어요. 자기가 제일이라고 믿고 자신을 속이며 사는 착각병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마음도 되돌아봅니다. 기분좋게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세실 2015-07-1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정너ㅎ
많이 내려놓았는데 가끔은 뜨끔합니다.
저 아닌거죠?
객관적인 눈! 명심하겠습니다^^

프레이야 2015-07-18 11:40   좋아요 0 | URL
모야모야. ㅎㅎ 우리오공주는 아니죠. 특히 세실님은 현명하고 센스있고 정감있고. 뭐든 지나칠 때 문제인 거죠. 나 어제 령이한테 농담하다 답정너라고 은근 한코 먹었잖우. 아야ㅋ 주변에 답정너, 남자도 있어요. 여자만이 아냐요. 훕~

라로 2015-07-1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정너??뭐에요????ㅎㅎㅎㅎ 발음이 너무 어려워~~~~~ㅋㅎㅎㅎ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 중에 정신 병자가 많다고 하네요. 그러니 측은하게 생각해야 할지도요. 근데 저도 혹시???

프레이야 2015-07-18 15:17   좋아요 0 | URL
ㅎㅎ 혐의가 누구든 있죠. 지나치면 문제지만. 끊임없이 인정과 칭찬, 환호를 받으려드는‥ 남자사람도 이런 경우 있어요. 자기애, 필요하지만 지나친 수준이면 상당히 피곤하더라구요 계속 상대해주기가‥ 안 됐지만 유아기에 머물러있는 심리랄까‥ 답정너는 빤한 대답을 제시해두고 듣고픈 심리에서 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해. 요거라고 합니다.

cyrus 2015-07-1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타임라인에 사진만 잔뜩 올리고, 사진 댓글에 답글을 달지 않은 사람이 있었어요. 페친의 수와 `좋아요` 수도 많이 받았어요. 댓글을 다는 사람도 많았고요. 그런데 정작 그 사람은 답글을 달지 않더라고요. 번거로운 일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달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분의 페북을 보는 것이 시간 낭비인 것 같아서 그냥 페친 관계를 끊었습니다.

프레이야 2015-07-18 16:55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들은 대개 댓글과 좋아요에 집착하는 경우 많고 구걸 비슷하게 하는데 정작 본인은 남의 좋은포스팅에 애써 반응을 피하는 사람들. 시샘이 많고 자기사랑에 빠져있는 부류지요. sns로 인해 새는 시간이 늘어난 건 맞아요. 어쨌거나 지혜롭게 써야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