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다시 읽었다.
무학無學 이란 말이 있다.
전혀 배움이 없거나 배우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학문에 대한 무용론도 아니다.
많이 배웠으면서도 배운 자취가 없는 것을 가리킴이다.
학문이나 지식을 코에 걸지 않고 지식 과잉에서 오는 관념성을 경계한 뜻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지식이나 정보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발랄한 삶이 소중하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지식에서 추출된 진리에 대한 신념이 일상화되지 않고서는 지식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다.
지식이 인격과 단절될 때 그 지식인은 사이비요 위선자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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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없음은 집착의 고리를 끊는 것,
비로소 내가 나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
그래서 천하를 다
소유하지 않고도 갖는 것,
실체도 없고 내것도 아닌 마음의 원함, 그 요동에 볼모가 되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