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당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김연수 옮김.
재독.
어릴 적에 커서 빵집 주인 되겠다던 나,
그냥 빵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으로^^

그들은 지치고 비통했으나, 빵집 주인이 하고 싶어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빵집 주인이 외로움에 대해서, 중년을 지나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의심과 한계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들에게 그런 시절을 아이 없이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말했다. 매일 오븐을 가득 채웠다가 다시 비워내는 일을 반복하면서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그가 만들고 또 만들었던 파티 음식, 축하 케이크들. 손가락이 푹 잠길 만큼의 당의糖衣. 케이크에 세워두는 작은 신혼부부 인형들, 몇백, 아니, 지금까지 몇천에 달할 것들. 생일들. 그 많은 촛불들이 타오르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는 반드시 - P127

필요한 일을 했다. 그는 빵집 주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꽃장수가 아니라 좋았다. 사람들이 먹을 것을 만드는 게 더 좋았다. 언제라도 빵냄새는 꽃향기보다 더 좋았다.
"이 냄새를 맡아보시오." 검은 빵 덩어리를 잘라내면서 빵집 주인이 말했다. "퍽퍽한 빵이지만, 맛깔난다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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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8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단편집 중에서 대성당이 제일 좋고요. 두번째로 좋은게 저 별것 아닌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에요.
진짜 두 편다 별 이야기 아닌데 힘들때마다 위로가 되는 그런 이야기더라구요. ^^

프레이야 2022-11-18 19:48   좋아요 2 | URL
님 저랑같네요. 대성당 처음 봤을 때 정말 한 대 얻어맞는 느낌이요. 저 문장 오늘 보니 참 좋네요. 제가 빵순이랍니다. 케이크는 그냥 사랑이죠 ㅎㅎ

stella.K 2022-11-22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편한 일이 없다지만 오래 전 제과점을 직접
경영해 본 저의 지인이 정말 힘들다고 하더군요.
편하게 먹는 게 남는 거죠.^^

프레이야 2022-11-22 19:54   좋아요 2 | URL
네. 쉬운 일이 없지요. 하다못해 전원주택도 살 생각 말고 전원주택 있는 친구를 사귀라고요 ㅎㅎ. 꽃향기보다 빵냄새 이거이 우리 식으로 하자면 뜨듯한 국 한 그릇의 밥 아닐까요^^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페크pek0501 2022-11-25 1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작품이 좋아서 줄거리를 어디 요약해 두었는데 못 찾았어요.
도대체 어느 폴더에 숨어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다시 쓰려니 김빠지고...ㅋㅋ

프레이야 2022-11-25 14:16   좋아요 1 | URL
잘지내시나요 페크님~^^
이 작품도 좋고 깃털들도 좋구요. 대성당이 이번에 또 특별판이 나왔네요. 제가 샀던 이 책도 당시 특별양장본이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