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좋은 늦은 오후에 영도 흰여울길 문화마을에 갔다. 서울에서 내려온 작은딸이랑. 여러가지 활동을 하며 보람찬 대학 2년을 보내고 올해 3학년이 된다. 전공, 이중전공, 밴드동아리, 근로장학까지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여태껏 고마운 딸. 이런저런 젊은날의 고민도 있을 텐데 별로 내색 않고 씩씩하게 살고 있고 할일도 잘 하며 미래도 스스로 계획하여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어 듬직한 딸이다. 팔불출 다 됐네^^
흰여울길에 가고 싶다고 해서 흔쾌히 동행했다. 그곳 바닷가서점 “손목서가”에서 좋은 책을 발견했다. 표지부터 마음을 끌고 북디자인과 편집이 전체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건반 위의 철학자’는 3월에 피아노 연주 발표회를 위해 연습하고 있는 아이에게 선물하고 아룬다티 로이의 소설은 나에게 선물. 사려던 책이었는데 마침 여기서 만나 반가웠다. 아이가 치던 피아노가 그동안 오래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제기능을 잃고 거실에서 그냥 붙박이 가구가 되어 버렸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저 아래로 절영해안로 따라 바다가 시시각각 얼굴을 달리하며 색의 향연을 벌였다. 절정이던 해가 바다 아래로 잠기고도 한동안 우리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배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골목마다 길냥이들도 많았는데, 혼자 두고 온 냥이 생각하며 반가움에 또 찰칵찰칵 ^^
내일이면 또 올라가네. 하반기에는 독일로 교환학생 가야하고 이후는 계획하는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보기보다 여리고 예민한 아이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잘해나가는 편이라 다행이다. 늘 네 편이고 무조건 응원한다. 부디 어디서든 행복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