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맛있게 먹는 법 문학동네 동시집 34
권오삼 지음, 윤지회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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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맛있게 먹는 법은?

파를 썰어 넣는다?

계란을 넣는다?

꼬들꼬들 익힌다?

 

권오삼 시인표 라면 맛있게 먹는 법은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다음 시의 제목은?

 

곤충도감에는 없어도

국어사전에는 있는

 

엄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벌레

 

그리고 마음에 드는 시 한 편 소개하자면...

 

     싸움

권오삼

 

눈싸움할 때는

먼저 눈 깜빡거리는 사람이

지는 사람이다

 

싸운 뒤 말 안 할 때는

먼저 말 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지기는 쉬워도

이기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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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교시 문학동네 동시집 58
신민규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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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정성스럽게 한 편 한 편 썼구나! 라고 생각하는 시들이 가득하다.

1교시도 아니고 2교시도 아닌 Z교시는 뭘까?

그 뜻이 뭔지 깊이 생각했더라면 답을 찾았을까?

나는 그냥 뭐지? 까지만 생각했더랬다.

 

      Z교시

신민규

 

식물은 뿌리, 줄기, , , 열매로 이뤄져 있다

뿌리는 식물체를 지지하고 물과 양분을 꾸벅한다

줄기는 꾸벅을 지탱하고 물과 꾸벅이 이동하는 꾸벅

잎은 꾸벅을 이용하여 꾸벅을 꾸벅

꾸벅은 꾸벅과 꾸벅이 꾸벅

꾸벅 꾸벅 꾸벅 꾸벅 신민규 뒤로 나가! 번쩍

 

정말 재미있는 시다.

재미있는 시 하나 더 소개하자면...

 

     숨은 글씨 찾기

신민규

 

여기숨어있는것이무얼까요

어린이여러분잘찾아보세요

빨리빨리눈이핑핑돌기전에

한번본거또보고얼른찾아요

다찾으면오징어구워줄게요

오징어먹다남기면마빡한대

 

숨은 글씨 : 기린, 이빨, 아기, 이리, , 고구마

 

시집을 보면 그림으로 답을 표시해 두었다.

모든 글씨를 붙여 두었는데, 세로 방향, 혹은 대각선 방향으로 보면 답이 있다.

똥은 조금 어려울 것!

이 기발한 동시가 나는 무척 마음에 든다. 

 

이 시집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소중한 시들이 가득하다.

 

독서 에티켓이라는 제목으로 써둔 작가의 말도 무척 인상적이다.

작가의 말 따라 한 장 한 장 종이 오른쪽 아래 귀퉁이를 잡고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넘겼다.

그림책이 아니라 면지라고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면지 부분은 반짝반짝 한 번 더 만져보고 싶게 하고,

표지의 제목 동그라미도 한 번 더 쓰다듬어 보게 한다.

이 책이 꾸준히 사랑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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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만 바쁘다 - 이정록 동시집
이정록 지음, 권문희 그림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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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를 쓰는 이들이 동시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정록도 그 중 한 분이다.

이 매력적인 제목 속에서 얼마 전 읽었던 시그림책의 동시를 만났다.

그러고 보면, 시집에서 잘 가려보면 그림책이 될 만한 것들이 많을 거 같다.

시들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내 마음 속에서 그림 그려 한 권, 아니 여러 권의 그림책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

 

      달팽이 학교

이정록

 

달팽이 학교는

선생님이 더 많이 지각한다.

느릿느릿 할아버지 교장 선생님이 가장 늦는다.

그래서 실외 조회도 운동회도 달밤에 한다.

 

이웃 보리밭으로

소풍 다녀오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

뽕잎 김밥 싸는 데만 사흘이 걸렸다.

교장 선생님은 아직도 보리밭 두둑

미루나무 밑에서 보물찾기 중이다.

 

화장실이 코앞인데도

교실에다가 오줌 싸는 애들 많다.

전속력으로 화장실로 뛰어가다가

복도에 똥을 싸기도 한다.

 

모두모두 풀잎 기저귀를 차야겠다.

 

이 시는 그림책 내용과는 약간 다르다.

그림책은 조금 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거 같다.

이 시만으로도 참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림과 함께 읽었을 때 내용이 마음에 더 오래 남긴 했다.

 

책을 읽기 전에 콧구멍이 바쁜 이유는 뭘까 상상해 보아도 재미있겠다.

콧구멍이 하는 일은?

숨쉬기다.

숨 쉬는데 왜 바쁜 걸까?

비밀은 책 속에서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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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 문학동네 동시집 50
송선미 지음, 설찌 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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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한 편 감상해 보아요.

 

바람이 분다

송선미

 

솔잎이 파르르

가지가 흔들

하품하던 고양이가 멈칫

 

그래서 안다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걸

 

지금 이 안은

위이이잉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

슈슉쉬익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치칙칙칙 밥 되는 소리

 

한 번 더

소나무 가지가 살랑

내 귀밑머리도 간질

 

바람이 불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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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가 잘 사는 법 - 김응 동시집
김응 지음, 박정섭 그림 / 창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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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는....

아무 거나 잘 먹고

아무 데나 싸고,

(때로 그거 먹기도 하는. 윽~)

 

돈 한 푼 없고,

사랑해주는 주인 없고,

그래서 사료도 넉넉히 먹지 못하는 똥개가 잘 사는 법은

그냥 똥개로 살아가는 거라고 시인은 이야기 한다.

마음껏 똥개로 살아가는 것.

얽매이지 않는 그것이

작가가 누리고 싶은 자유일까?

 

제목이 재밌어서 손이 가는 책이다.

 

아래 시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매운맛도 다같은 매운맛이 아니라는 뜻이 지가 아무리 그래봐야 청양고추 아닌 풋고추고, 지가 아무리 그래봐야 광식이 아닌 정수일 뿐이라는 뜻일까?

 

매운맛

김응

 

청양고추랑 풋고추랑

나란히 심으면

풋고추도 매워진다

 

주먹 센 광식이랑

붙어 다니더니

정수도 주먹을 휘둘러 댄다

 

매운맛도 다 같은 매운맛이 아니다

 

 

아래 시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

 

오이와 오이지

김응

 

 

여드름쟁이 막내 삼촌은

오이를 닮았고

주름 많은 할아버지는

오이지를 닮았어

 

그 옛날엔 할아버지도

여드름쟁이였대

먼 훗날엔 삼촌도

할아버지가 될 거야

 

새파란 오이도

항아리 속에서

짠물을 견디고

시간을 견디면

겉은 쭈글쭈글해도

속은 꼬들꼬들한

오이지가 되잖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도 있다.

 

일방통행

김응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일방통행 길이 있다

무시하고 가면

벌금을 내고 벌점을 받는다

 

친구들과 놀다 보면

제멋대로만 하는 애가 있다

그런 녀석한테도

벌금을 받고 벌점을 주고 싶다

 

웃픈 시 한 편

 

아홉 살 할머니

김응

 

하루는 집에 와서

숙제를 하려는데

숙제가 뭐였는지

까먹었지 뭐야!

 

그래서 그냥 놀았어

온종일 노니까 즐거웠지

 

또 하루는 엄마가

심부름을 시켰는데

심부름이 뭐였는지

까먹었지 뭐야!

 

그래서 그냥 안 했어

맘대로 하니까 신이 났지

 

어느 동짓날 아침

다 함께 팥죽을 먹는데

나이만큼 새알 먹는 걸

까먹었지 뭐야!

 

그래서 그때부터

나이를 먹지 않았지

 

일 년이 가고

십 년이 가고

오십 년쯤 흘렀을까

칠십 년쯤 흘렀을까

 

하루는 잠을 자려는데

저녁을 먹었는지

저녁을 굶었는지

까먹있지 뭐야!

 

그래서 그냥 자 버렸어

배고픈 줄도 몰랐지

 

또 하루는 손님이 왔는데

딸인지 며느리인지

옆집 아줌마인지

까먹었지 뭐야!

 

그랬더니 병원엘 데려가네

의사 선생님이 물었어

할머니 몇 살?

그래서 큰 소리로 말했지

아홉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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