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라는 말 오랜만에 써 본다.

스승이 사라지면서 제자도 사라진 건가?

어느 순간 더 이상 누군가의 스승이 아닌 것 같다.

교권의 실추를 날마다 느낀다.

그래서 때론 슬프다.

 

조그만 학교에 근무하는데, 그곳에 여고 후배가 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선배가 밥을 한 번 사겠노라 이야기 하고, 오늘 날을 잡았다.

집 근처 파스타 집에 갔는데...

여고생 한 무리가 우루루~~~ 들어온다.

검은 파카를 입고서. (요즘 검은 색 파카가 대세다. ㅋ~)

"어머, 쟤들 시험 쳤나 보다." 했다.

시험 끝난 후 그들만의 회식?

 

잠시 후, "선생님~~~" 하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 보았다.

4학년 때 가르치고, 6학년 때 가르쳤던 제자 ㅅㅇ양이다.

날 보고는 눈물을 흘린다. 눈물이 그렁그렁~~~

옆에 앞에 앉아 있는 여학생들도 따라 운다.

왜 울지?

내 생각에는 보고싶었던 샘을 만나서 기뻐서 울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맞을 거다.

내가 아이들 보고 고등학교 가서 공부 열심히 해야 하니 고3 시험 다 칠 때까진 잠시 보지 말자고 했다.

중3 스승의 날 찾아온 아이들 보고 그리 이야기 한 기억이 있는데....

아이는 그동안 내가 무척 보고 싶었던 거다.

나만의 착각이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행복해진다.

그런데...

우리 제자는 날 보고 울었는데, 그 옆의 처음 보는 그 여학생들은 왜 같이 울었을까?

"그런데 얘들아, 너희들은 왜 우니?" 하니 웃는다.

 

"잘 지내고 있어?"하고 물으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친구들이 옆에서

"얘, 시험 대박 났어요." 한다.

중3 때 봤을 때 학원도 안 다니고 혼자 공부한다던 아이,

그러면서도 공부를 잘 하던 아이.

 

제자를 만나서 참 기분 좋다.

이제 곧 고3!!!

열심히 공부해서 대박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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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4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4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데미안 2017-12-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을 만나서 대박난거에요!

희망찬샘 2017-12-14 20:1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리 생각하려고요. 아이가 저를 좋아한다 생각하니 엔돌핀이 막~~~ 후훗!

2017-12-16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