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뭐래? 푸른숲 그림책 3
잉그리드 샤버트 지음, 모린 푸아뇨넥 그림, 김세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 보고서 웃었다.

사춘기 아들 딸을 키우느라 고생이 많은 친구는 얼마 전 만났을 때,

아이들이 아빠가 뭐라고 말하면 둘이 쳐다보면서 "뭐래?" 한다고 한다.

부모들 열폭(?)하게 만드는 아이들의 말들.

함께 목소리를 올려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씁쓸한 후회뿐이다.

 

표지에는 만족스러워하는 늑대의 모습이 보인다. 날카로운 이빨과 함께 입맛을 다시고 있다.

주변에는 돼지 얼굴이 동동동 떠 다닌다. 표정도 다양하다. 그런데 겁먹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면지를 펼치니 여기도 돼지가 가득이다.

방실방실 웃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분위기는 꽤 밝음이라고 이야기 해 주는 것 같다.

 

"음냐음냐,

오늘은 돼지고기가 유난히 당기는걸!"

늑대가 입맛을 쩝쩝 다시며 중얼거렸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사오정?)개가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 말을 듣고 늑대에게 뭐라고 했는지 묻는다.

늑대는 확성기에 대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쫄깃쫄깃한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고!"

두루미가 개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꼬마아이가 두루미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여우가 꼬마아이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개구리가 여우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고슴도치가 개구리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곰이 고슴도치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토끼들이 곰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돼지가 토끼들에게 묻는다.

"늑대가 뭐래?"

그 사이 돼지는 밀밭에서 혼자 놀았고,

숲속을 돌아다니며 꿀꿀꿀 노래를 불렀고,

알록달록 요란하게 차려입고 소풍을 갔고,

달리기 대회에서 뒤뚱뒤뚱 뜀박질를 했고,

정육점 주인아저씨랑 띵까띵까 춤을 추면서 신나게 놀았고,

로켓을 타고 우주로 슝 날아갔고,

수영장에서 물에 빠질까봐 겁쟁이처럼 벌벌 떨고 있다고 말들이 전해진다.

물론 돼지에게는 이런 일들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말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계속계속 바뀌어서 전해지다 보니 결국

늑대가 돼지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결론이 나 버렸다.

오, 이런~

그럼 돼지가 돼지를 먹고 싶어하는 늑대에게 제 발로 찾아가서 결혼하자고 말하는 건가?

그렇다면 돼지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건가?

신나서 달려가는 돼지와 돼지 요리를 준비하는 늑대를 보며 독자는 자기 나름의 결말을 내려야 한다.

안돼~~~돼지에게 큰소리로 외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꼬맹이 친구들이 그림책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이야기의 결말을 내 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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