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섬 이야기 - 세계화는 지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내인생의책 그림책 61
오진희 글, 엄정원 그림 / 내인생의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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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작은 동물들이 모두 함께 나누며 사는 ‘모두섬’의 행복한 날들 같은 그런 때! 그 때가 언제였을까 생각해 보니 까마득한 원시 시대는 아닐지....... 국가가 탄생하면서 재산, 신분, 법이 생기고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전쟁이 생겼다. 풍요로워지면서 더욱 가난해지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오늘날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풍요로워질수록 가난해지다니! 이 얼마나 모순인가!

  작은 동물들이 모두 함께 나누며 사는 모두섬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곳이다. 싱싱하고 맛있는 풀들이 그득해서 겨울이 와도 먹을 것 걱정이 없어 토끼들도 다람쥐도 식량을 따로 저장해 둘 필요가 없었다.

  모두모두 즐거워하고 감사하며 기뻐했던 그곳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낯선 손님들이 섬을 찾고 부터다. 그들은 노랑보숭이로 만든 문명 식품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어 그걸 심어 판다면 모두 부자가 될 것이라고 꼬드긴다. 부족한 것이 없었던 모두섬의 사람들은 숲과 풀밭을 없애고 노랑보숭이를 심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호기심 강한 이들, 따라쟁이들의 위험한 시도는 어느새 모두섬을 노랑보숭이섬으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다른 곳보다 두 배나 크고 꿀맛인 노랑보숭이를 낯선 손님들은 모두 사들이고 신기한 선물들도 잔뜩 주고 간다. 모두섬의 사람들은 노랑보숭이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풀을 뽑고 나무를 베어 낸 후 노랑보숭이를 심기 시작한다. 모두섬 사람들이 노랑보숭이를 팔아 산 문명식품에 푹 빠지고 얼음죽, 랄랄라물에 물들어 갈 즈음 노랑보숭이는 벌레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한다. 낯선 손님들이 뿌려 준 하얀 가루는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줄 듯 했지만, 이번에는 물고기가 죽고, 수달과 곰이 사라진다. 물도 말라간다. 노랑보숭이의 수확도 예전 같지 않고, 맛도 뛰어나지 못하다. 모든 것을 내걸고 심은 노랑보숭이, 모두섬의 모든 것과 바꾼 노랑보숭이는 모두섬에 재앙만 남겨준 채 모두섬의 모든 것을 빼앗고 말았다. 낯선 손님은 모두섬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고, 모두 함께 살던 모두섬은 아무도 살지 않은 섬이 되었다.

  『모두섬 이야기』!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는 아닌지? 바로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기계화, 문명화되어 삶이 편리해지면서 자연까지도 우리 손 안에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자연은 그런 우리를 비웃듯 여러 재앙을 내려 주고 있다. 환경에 관한 끝없는 반성을 해 보지만 때늦은 후회는 아닌지 염려가 된다. 모두가 함께 행복했던 그 시절의 꿈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은 두렵기까지 하다. 책을 함께 읽은 준0이 말처럼 노랑보숭이 나무를 심기 위해 모든 나무를 밴 것은 행복을 찾다가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잃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의 나중 모습이 아닐까 겁이 난다는 서0는 모두섬 이야기가 바로 우리 사는 지구의 이야기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눈치챈다.

  더 이상 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힘쓰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이 책은 짱뚱이의 작가 오진희님이 쓰고, 『도서관 할아버지』의 그림작가 엄정원님이 그려 더욱 반가웠다.

  문명의 복수를 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더욱 깨어 이를 경계해야겠다. 『모두섬 이야기』가 그런 우리의 마음을 응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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