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6
박재철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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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 봐도 자꾸 보고 싶은 그림책이다.

깜찍한 우르르 산토끼들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뒷동산 산토끼들은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맛있는 것들을 따 먹고, 캐 먹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맛난 음식이 팥이 영감네 팥이다.

우르르 가서는 주렁주렁 팥을 따 먹고는 배가 불룩해졌을 때

콧구멍을 벌름거리고 도깨비 눈이 된 화난 팥이 영감을 만나고 만다. 

달아나는 우르르 산토끼

쫓아가는 팥이 영감

팥이 영감은 산토끼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꽈당 넘어지고 말았다.

하하하 웃는 토끼들을 보며 이를 부드득 간 팥이 영감이 멋진 생각을 해 낸다.

눈에다 곶감 박고, 코에다 대추 꽂고, 귀에다 밤 꽂고, 입에다 빨간 홍시 물고, 얼굴에는 까만 숯칠을 한 후

팥밭에 벌러덩 누워 꼼짝 않기.

산토끼들은

"눈알이 터져서 죽었다."

"코피가 나서 죽었다."

"귀가 막혀 죽었다."

"입에 피가 나서 죽었다."

"불에 타서 죽었다."

라며 불쌍한 팥이 영감을 묻어주기로 한다.

그리고는 예쁘게 꽃무덤을 만들어 준다.(마음이 곱기도 하여라!)

열심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팥이 영감 벌떡 일어나서는... 모두 붙잡아 버린다.

(재주도 좋지! 날랜 토끼들을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다 잡다니!)

가마솥에 산토끼를 넣고 땔나무를 때는데, 토끼들이

산토끼는 무를 안 넣으면 맛이 없다 하고, 그 말을 팥이 영감이 들으면 안 되니 조용하라 하고...

옳다구나! 싶은 팥이 영감이 무를 가지러 간 사이 이빨로 칡넝쿨 끊고 달아나는 토끼들.

막내 토끼의 다리를 붙잡은 팥이 영감에게

"산토끼 다리를 잡으려면 산토끼 다리를 잡아야지, 왜 울타리 다리를 잡고 있어?"하니까 놀래서 다리를 놓아버리기까지!!!

팥이 영감이 우르르 산토끼들에게 제대로 당한 이야기가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구수하게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몇 년 전 우리 학교에서 인형극으로 공연이 되었다고 한다.  

그 때 그 인형과 대본이 아직 보관되어 있어서

힘이 닿는다면 내년 즈음에 인형극 공연을 구상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틀림없이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그 때 공연 보았던 아이들은 다 졸업!)

다시 봐도 그림이 재미있어서 또 보고 또 보게 되는 책이다.

해설편을 보면 이 이야기는 '녹두영감'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맞게 고쳐 썼다고 한다.

원래 이야기에는 토끼들이 달아나면서 녹두영감의 아기를 솥에 넣고

녹두 영감은 그것도 모르고 아기를 삶아 먹고 토끼들은 달아나는 내용이라고 한다. (아, 끔찍!)

아이들의 정서에 무리가 갈 만한 내용인데 조금만 고치니 즐겁고 신 나는 이야기가 되었다.

토끼들의 천진난만한 표정도 살아있고, 화가 잔뜩 난 팥이 영감의 표정도 제대로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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