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 신판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계절에서 펴낸 인물 이야기<<청년 노동자 전태일>>을 읽으면서 나는 울었다.  

태일이 마지막 길에서 남긴 한마디 말 때문이다.

"배가 고프다."

 

가난을 안고 살았지만, 자신 보다 더 가난한 어린 여공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 끓어 넘쳤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차비로 풀빵을 사서 여공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은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통행금지에 걸려 경찰서에서 밤을 지새기를 여러 날!

아무리 몸부림쳐도 해결되지 않는 평화시장 노동 환경의 개선을 위해

스스로 마지막 불꽃이 되는 길을 선택한 태일의 이야기는 눈물 없이는 읽지 못한다.

평화시장~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름이다.

누구를 위한 평화일까?

태일이 꿈꾸었던 모범 기업체의 설립!

그가 꿈꾸었던 유토피아는 끝내 오지 않았고,

그가 간 이후의 세상도 설움이 여전하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전태일이 자신의 몸을 불태웠던 사건을 만나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 전태일의 연민, 삶에 대한 사랑을 읽기 위해서다.

다함께 행복한 사회를 가꾸기를 원했던 그의 꿈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 책을 살려낸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 책을 읽은 것이 자유롭게 허락된 오늘이 있게 되었다.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던 친구들에게 이르기를~

"... 자네들, 부모에게 효도해야 하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란 부모에게 잘못하면 안 돼... 너희 부모들께 효도하고, 그러고 조금 시간이 남으면 우리 어머님께도 날 대신해서 효도를 해주게...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 나서라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 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내 말 분명히 듣고 잊지 말게.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책 위로 눈물이 뚝 떨어진다.

아, 먹먹한 이 느낌!

 

지금은 태일이 살았던 시대와 같은 극악한 노동환경에서는 벗어났다 하더라도,

세상은 여전히 노동자의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업주라면, 함께 사업장을 일군 식구들을 정말 잘 챙겨줄 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도,

사람의 욕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 걸까? 하는 생각을 또 해 보게 된다.

 

갑과 을이 없는 사회,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행복한 사회,

전태일의 꿈을 함께 이루어 가는 그런 사회가 오길 바란다.

 

22살이었던 전태일은 내가 태어나던 해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며

장렬히 불타 올랐다.

수십 년이 지난 세월 동안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어 우리 가슴에서 뜨겁게 다시 타오른다.

그가 한 일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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