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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숙제를 못했냐면요 ㅣ 토토의 그림책
다비드 칼리 글, 벵자맹 쇼 그림, 강수정 옮김 / 토토북 / 2014년 1월
평점 :
마술을 하는 동기는 아이들을 처음 만나면 카드 숫자를 맞추거나 주사위의 눈 수를 맞추는 마술을 보여주면서,
선생님은 이렇게 안 보고도 다 아니까 선생님을 속일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말라고 못을 박는다고 한다.
순진한 아이들에게는 제법 통할법도 한 공갈이다.
아이들에게 집에 두고 온 경우는 숙제를 안 한 경우와 같다고 이야기 하지만,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숙제를 왜 해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다 했는데, 집에 두고 왔어요."라고 이야기한다.
과연 그 중에 몇 %가 진실일까?
글쎄...
이 책에는 숙제를 할 수 없었던 무수한 이유들이 나온다.
원숭이를 잔뜩 태운 비행기가 우리 집 마당에 착륙해서,
장난꾸러기 요정들이 연필을 모두 감추어서,
바이킹이 쳐들어 와서,
어마어마한 파충류가 우리 동네를 습격해서...
선생님은 아이의 변명을 믿을까?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아이의 반성문은 <<지각대장 존>>을 연상 시킨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파충류는 우리 동네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
<<지각대장 존>>과 같은 강렬함이 없는 것은 아쉽다.
그건 그렇고, 숙제 안 해 온 아이들 챙기는 것은 참으로 고되다.
그 아이가 또 그 아이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녀석들이 떠올라 맘이 착잡했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