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짓기 시간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1
알폰소 루아노 그림,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글,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슈퍼남매맘님 서재에서 보고, 이번 도서관 책 살 때 이 책 꼭 사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도서관에 갔더니 책이 있더라.
알면 보이는 것들, 그 중에 하나도 책인 것 같다.
아이들과 하얀 거짓말은 해도 되는가? 라는 것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하얀 거짓말도 거짓말이니 해서는 안 된다는 쪽과
좋은 결과를 목적으로 하는 거짓말이 하얀 거짓말이니 해도 된다는 쪽이 있었다.
한국 전쟁 당시 집에 숨어 있었던 아버지를 찾는 공산군에게 우리 아버지가 저 산에 숨으러 갔다고 이야기 한 아이가 있었다.
아버지를 찾는 공산군에게 거짓말 못 하는 아이가 사실대로 말해서 아버지를 잡혀가게 하면 어떻게 하나 가슴 졸이면서 그 글을 읽었던 때가 생각난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그 때 내가 가슴 졸였던 그런 마음을 가질 거다.
우리나라도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어른들이 이 책을 읽는 마음은 조금 더 다를 것 같다.
페드로는 생일날 축구공을 선물 받았는데 가죽공이 아니라 볼품없는 고무공이라 실망을 한다.
엄마아빠는 밤마다 라디오 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걸로 소극적이나마 독재에 반대하고 있다.
페드로의 학교에 군인이 찾아와서 아이들에게 '우리 식구가 밤마다 하는 일'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라고 한다.
거짓말 하지 못하는 동심을 이용해서 정부에 반대하는 자들을 잡아보자는 꼼수다.
글짓기를 잘 하면 갖고 싶었던 가죽 축구공이 자기 손에 들어올 것 같기만 한 페드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정직하게 글을 쓸지, 하얀 거짓말을 선택할지...
거짓말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글을 쓰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페드로~
밤마다 국민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아이들의 마음까지 훔치려는 정부라면 하루빨리 망하는 것이 답이겠다.
묵직한 이야기가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
어른들보다도 더 지혜롭고 용감한 아이들이 있기에 내일의 태양은 찬란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