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뜨는 밤에 가부와 메이 이야기 7
기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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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인연, 152)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피천득의 <인연>에 나오는 아사꼬를 떠올렸다.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책 제목이 낯익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빼어 들었는데,

그 책이 연작 도서라는 것을 알고, 주루룩 읽으면서,

좋은 책을 만난 기쁨에 가슴 셀렜다.

그러고 얼마 안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 이 책이 등장하면서

책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나만 알던 것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참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소개해 주었을 때 다른 분들과 다른 아이들이 함께 좋아해 주어서 기쁨은 더욱 커 갔다.

 

아이들에게 책을 곶감 빼 먹듯이 하나하나 읽어주시던 책벌레 선생님께서 알려주시길

반 아이가 이야기를 듣고 검색해 보더니

"선생님, 일본에서 이 책의 마지막 편이 나왔대요." 하더라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6권의 마지막 결론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지던 가부의 죽음을 상상하던 어린 독자가

가슴 아픈 결말을 견디지 못해 작가에게 편지를 써서 가부를 살려달라고 부탁했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부 메이 시리즈의 마지막편이 바로 이 책이고,

이 책의 우리 나라 출간을 기다렸을 많은 독자에게는 이 책이 큰 기쁨이었으리라.

 

그렇게 나온 이 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피엔딩이다.

1권부터 6권까지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앞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주면서 이 책을 읽어 주었다.

아이들의 반응 : 좋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니까...)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어서 알게 된, 변해버린 결말이 조금 서운하다.

작가가 우리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둔 책의 여운을 다시 빼앗아 간 느낌이랄까?

 

그렇다면 이 책을 6권까지 읽었던 애독자들은 잠시 고민해 보아야겠다.

이 책을 만나는 게 좋은지

그리워 하면서도 안 만나는 게 좋은지

아니면, 나처럼 아니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만나는 것이 좋을지...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이 책을 읽은 한 개인으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책의 내용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맞바꾼 여운에 대한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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