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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졸업 송언 초등학교 ㅣ 웅진책마을 53
송언 지음, 유승하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희망찬 아빠가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혼자서 끝까지 읽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아주 오래 전 아침독서 신문에 송언 선생님이 이 아이에 대해 글을 쓰신 걸 읽은 기억이 난다.
이후 아침독서학교 연수에서 강사로 만난 선생님께서 이 아이의 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일을 들려 주셨던 기억도 가물가물이지만 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송언 선생님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제자에게 이렇게 특별한 사랑을 받을 수 있다니!
5년 동안 줄기차게 찾아 온 1학년 때 가르쳤던 제자 승민양의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 주시다니,
승민양이 100살도 넘은 할아버지 선생님을 잊지 못하고 찾아갈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하게 살갑게 대하신 것 같지도 않은데,
승민양의 마음을 몽창 빼앗은 할아버지 선생님.
실제로 100살도 넘지 않았고,
머리와 수염 때문에 나이가 많다고 아이들에게 뻥을 치시기는 하지만,
그렇게 나이가 많을 것 같지도 않으셨던 선생님. ㅎㅎ~
그러고 보니 나도 선생님의 나이가 쪼금 궁금하다.
선생님을 한창 부러워하면서 나도 그런 제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한 아이가 스쳐 지나간다.
지금 나이는 28살인 나의 첫 제자였던 샅바!
큰 덩치였던 샅바는
맨 뒤에 앉아서 말도 참 안 듣더만,
그래도 녀석이 정이 깊고 의리가 있어서 오래도록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었다.
졸업하고 나서 찾아와도 되냐고 해서 된다고 했더니
매주 토요일 중학교를 파하고 교실로 찾아와서 놀다 갔던 기억이 난다.
한 두번 오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한 학기 넘게 줄기차게 다녀갔던 것 같다.
뭐, 특별한 말을 했던 기억은 없지만 말이다.
덕분에 나는 매주 토요일 퇴근을 늦게 해야 했고,
덕분에 마음씨 고운 친구 하나는 같이 따라 오느라 힘이 들었을 테고...
그리고 군대 가서 까지 잊지 않고 계속 연락을 하더만,
취업 즈음해서 소식이 끊어져 버렸다.
원하던 대로 목표를 달성했는지도 궁금하다.
그 때 샅바를 따라 와 주었던 왕군은 작년에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고 찾아 왔던데...
승민이 같은 아이, 샅바 같은 아이가 있기에 가르치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화할 때 마다 이야기 했던 샅바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