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싶은 집은 - 건축가 이일훈과 국어선생 송승훈이 e메일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
이일훈.송승훈 지음, 신승은 그림, 진효숙 사진 / 서해문집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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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그림같은 집을 구상해 본 적은 없지만, 나만의 특별한 공간 정도는 구상해 보곤 한다.

조금 넓은 공간으로 옮기게 된다면, 서재라는 조금 딱딱한 느낌의 공간이 아닌, 아기자기한 책방을 하나 가지고 싶다는 정도.

흔들 의자가 하나 있어도 좋겠고, 마음껏 뒹굴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책 읽는 그네, 아니면 터널... 뭐 그런 특별한 공간이 있었음 하고 바란 적이 있다.

이제는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그려보는 공간도 조금 자라야 하지만,

아직도 아기 때 책 읽어주던 모습, 또는 우리 아이가 책과 함께 노닐고 싶게 만들어 주고 싶어 상상해 보았던 그런 공간이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멋지고 근사한 책꽂이로 집을 가득 메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

그 상상의 장소가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책을 나는 오래 전부터 탐해 왔다.

잔서완석루(낡은. 책이 있는. 거친. 돌집)의 주인인 송승훈 선생님의 블로그를 몰래 방문한 적이 있다.

행복한아침독서를 통해 선생님의 글을 읽고 찾아가 보고서는 댓글도 한 번 달았다가 지우고 나왔던 기억.

그 선생님을 교육청 독서토론 연수회에서 강사로 만나서 넋 놓고 연수 들었던 기억도 난다.

선생님이 집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책으로 엮었다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집을 만들면서 들인 많은 시간을 읽으면서 오랜 시간 들인 공이 많은 이들에게 유익이 되는 장소로 거듭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인간과 책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꾸며진 집은 선생님들의 공부하는 공간으로 태어나기 위해 또 여러 번의 고민을 거치게 된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송승훈 선생님도 대단하지만, 건축주의 요구에 친절히 대응해 주신 건축가(이일훈 선생님)도 참으로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꼭 구경가고 싶고, 그 곳에서 나도 뜻 맞는 이들과 함께 토론하며 공부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니 이 책으로 대신한다. 좋은 구경이었고, 두 분의 생각을 엿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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