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나의 한계를 많이 느낀다.

일이 무척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실에서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즐겁게 지내던 시절과는 사뭇 달라진 매일이다.

아이들을 제대로 쳐다 볼 짬도 없다.

공부도 제대로 못 가르치고 있는 것 같아 맘이 불편한데, 그래도 참 고마운 이 아이들은

선생님이 공부를 잘 가르쳐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미안하다.

 

도서관 일, 많은 것은 알았는데...

참 많다.

해야되는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일을 많이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일을 많이 안 해서도 문제가 되기도 하고...

새 학교에서 나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날마다 고민이 된다.

아, 적응이 어렵다.

새롭게 맺는 관계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야기의 본론으로 들어가서,

도서관 책 사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예전에 도서관에 책 살 때, 우리 학년 책 선정을 맡아 하면서 참 신이 났었다. 아이들이 내가 고른 책을 재미있게 읽을 생각을 하니 너무 좋았다. 그런데, 책이 왜 이리 늦게 들어오냐며 제법 툴툴거렸던 것 같다. 마치 업무 담당자가 자기 할 일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직접 일을 맡아 해 보니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학부모님 희망도서와 학년 희망도서를 받고, 우리 학교 책과 중복이 되는지 살피고,

지금까지 좋은 책이라고 내 맘 속에 담아 두었던 나만의 리스트 중에서 우리 학교에 없는 책들로 골라 담았다.

공개입찰건에 대해서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내가 진행하고 싶었던 방향으로 순조롭게 일이 잘 진행되지도 않은 듯하다. 한 번의 실패(?) 를 겪고,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 느낌. 교장 선생님께서는 앞으로 계속 이 일을 맡아서 할 거니까 여러 절차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라고 조언을 주셨는데, 거기에 맞게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 느낌이라 죄송하다.

올해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로 몸과 마음이 고단하다.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질거야~ 하며 위로해 본다.

 

도서를 고르고 입찰을 마치고 도서가 들어오기까지 한 달 넘는 시간이 걸린 듯하다.

만화책은 가급적 사지 않으려 했지만,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이끄는 미끼 책도 필요할 듯하여, 양념처럼 곁들여 보았다. 다 주문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보이지 않는 책들도 있다. 이래저래 놓친 책들은 2학기에 살 수 있도록 잘 담아 두어야겠다.

 

도서관에서 행복해 할 아이들을 기다려 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