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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창작동화 ㅣ 나는 1학년 1
이금이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임수진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1월
평점 :
푸른책들에서 지금까지 출판된 여러 동화집에서 가려 뽑은 1학년을 위한 새로운 동화집을 냈다.
새로이 1학년에 입학할 아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다.
1, 2학년 저학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 여겨져 저학년 담임으로서 이 책의 출간이 무척 반갑다.
위의 동화집에서 각각 한 편씩 뽑아낸 이야기들은 아이들 마음에 살포시 내려 앉을 것이다.
<<아이스케키와 수상스키>>중에서 가려 뽑은 <입학식에 온 꽃샘바람> (이금이)
아이들의 입학식 모습과 함께 꽃샘바람과 소나무 할아버지의 대화를 통해 삶의 철학을 느껴볼 수 잇다. 심술을 잔뜩 부려 보려던 꽃샘바람에게 할아버지는 지난 번에도 꽃샘 바람 때문에 입학하자마자 두 명이나 감기로 결석했다고 조금 참으라 한다. 이내 움츠러드는 꽃샘바람에게 해 주시는 말씀 : "얘야, 너무 그렇게 무안해할 건 없다. 나무나 꽃이나 사람도 다 마찬가지지. 매서운 곷샘추위를 겪어 내야 단단해지는 법이거든."
꽃샘바람은 바람나라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않고 까분 죄로 꽃샘바람이 되었지만 소나무 할아버지를 통해 인생을 배우게 된다. 살아있는 공부를 하게 된 것. 틀림없이 이 다음에는 따뜻한 봄바람이나 시원한 산들바람으로 다시 나타날 꽃샘바람을 기다려 본다.
<<롤러 블레이드를 타는 의사 선생님>>중에서 가려 뽑은 <거울 공주 미단이>(이상교)
거울을 보면서 자신을 열심히 가꾸는 꼬마 아가씨 미단이에게 친구가 해 준 따뜻한 말한마디가 가슴을 따듯하게 해 준다. 집에 두고 나와서 늘상 보던 거울을 보지 못하게 된 미단이는 마음이 불안해진다. 머리 모양은 예쁠지, 얼굴은 단정할지... 그런데 친구 담이가 "오늘 정말 예뻐 보인다. 나비핀도 예쁘고, 머리도 정말 잘 묶었네."라고 이야기를 해 준다. 1학년 교과서에도 나오는 '칭찬을 해 주면 어떤 점이 좋은가?에 대한 답으로 친구랑 더욱 친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라는 대목을 짚어볼 수 있는 장면이다.
<<상상력 천재 기찬이>>중에서 가려 뽑은 <특별초대>((김은의)
개구쟁이 기찬이가 벌이는 티없는 하루하루를 유쾌하게 만나볼 수 있다. 엄마 따라 따분한 전시회에 가는 것보다 친구랑 함께 노는 시간이 훨씬 좋은데, 어떻게 친구들에게 초대를 받을까 고민하는 기찬이. 친구들 집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초대해주기를 바라보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마침 엄마의 외출로 어딘가에 맡겨져야 할 위기에 놓인 지원이를 집에 초대하고, 다음 날 지원이의 초대를 받게 되어 엄마 따라 나서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는 이야기. 기찬아, 지원이랑 재미있게 잘 놀아~
<<날아라 독수리야>> 중에서 가려 뽑은 <버들치는 내 친구>(강숙인)
물고기를 키우고 싶은 한울이가 시골에 가서 잡은 버들치를 잘 키우다가 서울로 올 때 데리고 와서 키우고 싶은 맘을 먹는데, 자신의 즐거움보다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 더 행복할 버들치를 위해 강가에 다시 놓아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 동화집은 '환경부 우수환경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만년 샤쓰>> 중에서 가려 뽑은 <호랑이 형님>(방정환)
이 이야기는 전래동화로 잘 알려져있는 동화인데, 방정환 선생님 나름의 각색이 덧붙여진 것 같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슬퍼하다 죽은 호랑이를 위해 꼬리에 흰 끈을 동여매고 슬퍼하는 호랑이 새끼들의 모습은 새롭게 만나는 대목이다. 희망이는 첫 부분에 등장하는 '호랑이 담배 먹을 적'이라는 대목을 보면서, 옛날에는 담배를 피는 것이 아니라, 담배를 먹기도 했냐고 묻는다. 독특한 표현에 유난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얼마 전 일기에 속상한 마음을 '내 마음에 먼지가 쌓인 느낌이다.'라고 표현했더니 선생님이 멋진 표현이라고 칭찬해주시면서 좋아하더니만 이제는 이런 표현들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옛 이야기책에서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이라는 표현을 만났던 아이에게는 내가 느끼기에는 그게 그거인 것 같은 '담배 먹던'이라는 표현은 새롭게 다가오는가 보다.
<<아기 개미와 꽃씨>> 중에서 가려 뽑은 <늙은 밤나무>(조장희)
늙고 쓸모없다는 이유로 동물들의 괄시를 받던 늙은 밤나무가 동물들의 보금자리로 기꺼이 자신의 모습을 내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 큰 그릇됨을 눈여겨 보게 된다. 우리 살아가는 모습도 그런 것 같다. 젊은 시절 에너지를 다 써서 지금은 힘없어 보이는 노인들의 모습, 그 모습에서 진정한 세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이렇게 많은 책들을 만나게 해 준다. 책 한 권으로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