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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은 어때? ㅣ 생각나누기 2
엘레 판 리스하우트.에리크 판 오스 글, 박선주 옮김, 미스 판 하우트 그림 / 아라미 / 2011년 10월
구판절판
바다 속 아늑한 집에 살고 있는 문어 한 마리. 그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문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그 집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집을 꽉 막고 있는 물고기 한 마리. 덩치가 큰 걸로 봐서 문어의 상대로 어려움이 있겠다. 깜짝 놀란 문어는 친구들에게 달려가 도움을 구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말이다. "친구야, 네 생각은 어때?"
소라게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라 그러고(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포기할 순 없어!)
해파리는 당장 쫓아내라 그러고(엄청나게 큰 꼬리가 장난이 아닌걸!)
고래는 아무 생각이 없고(몸집이 크다고 생각이 큰 건 아니었어!)
곰치는 천천히 생각해보자 그러고(언제 생각해 줄런지...)
가시장군은 자기 구역을 침범했다고 으르렁대다가 없애버리던가 한입에 삼켜 버리라 그러고(어떻게?)...
친구들마다 각자각자 자신의 처방전을 내 놓지만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시 내게 닥친 문제를 풀어야 할 사람은 바로 그 문제를 가지고 있는 당사자일 수밖에 없는 법!
여기서 잠깐 멈추어서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먹물을 찍 뿜어 버릴래요.
-문어의 다리를 이용해서 조르기 한판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강펀치를 날려요.
-문어의 빨판을 이용해서 쭈욱 끌어 당길래요.
문어는 그 꼬리에게 가서 상냥하게, 아주 상냥하게 부탁할 거란다. 떠나 달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 꼬리의 정체는 무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당장 답이 나온다.
한 아이가 "어~~~난 뒷이야기 지어 볼래요. 문어가 왕자님으로 변해서 결혼하면 좋겠어요." 하는데, 그렇다면 답이 무엇일지 짐작하겠죠?!
저마다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엿보면서 독서치료라는 말에 대해 어렴풋이 감이 왔다 해야 할까?!
미술 치료를 하는 것을 옆에서 본 적이 있는데, 문제를 가진 아이를 붙들고 그냥 말을 시키면 아이가 자기 가슴에 있는 이야기를 잘 안 하는데, 그림을 매개로 하니 가족 이야기부터 술술 잘 하더라. 그림이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좋은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독서치료라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어떻게 읽히느냐 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다보니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감지가 되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통해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꼬리를 없애는 방법으로 유난히 끔찍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조금 더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