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에게 물린 날 푸른도서관 4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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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도 시인이 되기를 꿈꾸는 이가 있다. 한 때 문예부 소년이었던 그가 써 준 시를 고이 간직하며 그의 꿈이 언젠가 이루어지길 바라던 나는 이 시집을 보면서 그가 생각났다. 그가 이 시집을 읽으면 참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딩 조카도 생각났다. 책과 안 친한 우리 조카도 이 시집과는 무언가 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집은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는 교사가 적은 그들의 이야기니까 조카가 편안하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다른 분들의 서재에서 이 시집의 표제시인 <악어에게 물린 날>을 읽으면서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그에게 이야기를 했다. 이 시집 괜찮겠더라. 하고 말이다. 그리고 언제 한 권 사 줘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가 사서 내게 읽어보라고 준다. 뜻하지 않은 선물이다.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중학교 교사가 쓴 시들을 엮은 것이다. 시를 통해 그는 아이들의 곁에 있는 교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 마음의 아픔까지 헤아릴 줄 아는 참으로 근사한 선생님일거라는 추측을 해 보게 된다. 푸른책들을 통해 2010년 동시 '귓속 동굴 탐사'외 11편으로 제 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했다는 작가처럼, 그도 그 무렵 그 동안 우리 아이들과의 이야기들을 동시로 엮어 푸른책들의 문을 두드렸더랬다. 내 눈엔 썩 괜찮은 시들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의 눈에는 차지 않았는지 문을 두드렸던 일이 아무 일도 아니었던 일이 되어 버렸다. 시를 사랑하는 우리 남편, 그래서 시를 틈틈이 읽고 그리고 가끔 우리끼리만 좋아하는 시지만 시를 적어주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우리집의 시인. 희망이가 동시라고 적어서 보여주면, 역시 아빠를 닮아서 시심이 살아있다고 좋아하는 평범하고 소박한 우리집 가장. 에고~ 이야기가 딴 길로 새어버렸지만, 이 시집은 화려하지 않아 읽기 편했고, 이런저런 이유로 남편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더랬다.  

중학교 마지막 시험을 치고 나서 심심하다는 우리 조카에게 슈웅 날려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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