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꿈결 비단결 우리 그림책
이철환 글, 장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은 어떤 맛일까? 

아주 비싼 최고급 요리집의 자장면? 아니면 코 찔찔 흘릴 때, 무슨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450원짜리 자장면? (내 기억 속의 가장 싼 자장면의 가격은 450원이다.) 그도 아니면, 친구들이랑 우르르 몰려 다니며 선생님 주머니 털어먹던(???) 그 자장면?  

때는 바야흐로 함박눈이 펄펄 내리던 날(해가 저물어 가는 겨울날, 눈송이는 소리없이 내리고!), 부모님 없이 아이만 셋이서 중국집 문을 빼곡이 열고 들어 온다. 그리고는 자장면을 두 그릇 시킨다.  

"인혜 누나, 왜 두 그릇이야?" "누나는 배 아파서 못 먹어." 남동생의 말에 웃으며 말하는 소녀.
"그래도 먹자, 누나. 난 자장면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더라." 남동생의 손을 꼭 잡아주는 소녀.
"우리도 엄마 아빠랑 같이 오면 좋겠다." 다른 아이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아이들.
그들에게 있을만한 사연은 나름대로 짐작해 보면 되겠다.  

 

엄마 친구 영선이 아줌마라며 주인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아는 체 한다. 어릴 때라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예전에 같은 동네에 살았다고 하시면서 많이 컸다며 세 아이를 쓰다듬어 준다. 그리고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가 맛있는 거를 해 주신다.  

 

"자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이랑 탕수육이다!"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을 먹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슬픔은 잠시나마 사라지는 행복한 순간이다.  

다음에도 자장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라는 아주머니! 흐뭇한 미소를 지어주시는 주인 아저씨! 

"누구네 집 애들이야? 난 기억이 안 나는데......"
아저씨가 머리를 긁적이며 묻습니다.
"사실은 나도 모르는 아이들이에요. 부모가 없다고 돈도 받지 않고 음식을 주면 아이들이 더 슬플 거 같아서요."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소?"
"서로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허허. 당신도 참....... 난 진짜 아는 사이인 줄 알고 깜빡 속았잖아."  

사실, 이 글이 없어도 아주머니의 이런 센스있는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 어른 독자라면 어느 정도는 눈치챌 수 있겠다. 그래도 이걸 글로 확인하는 순간, TV 동화 행복한 세상을 만나는 듯한 따스함이 전해진다. 정말 맛있을 수밖에 없는 귀한 자장면이다. 이런 자장면을 나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연말연시 우리 이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리하여 다함께 따사롭게 지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냥 덧붙여~) 이제 겨우 자장면이 입과 손과 귀에 익었는데, 짜장면도 맞는 맞춤법으로 인정되었다 한다. 그 동안 자장면과 짜장면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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