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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56
로렌 차일드 지음, 고정아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아이들에게 가끔 "왁~"으로 끝나는 귀신 이야기를 몇 가지 해 주고, 짬뽕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학교 때 선배에게 들은 이야긴데,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고, 농담 따먹는 이야기는 거의 100% 잊어먹는 내가 이 이야기는 20년이 넘도록 기억하고 있으니 참 재미있긴 재미있었나 보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나름 반응도 괜찮다는 말씀~(다음 이야기는 기니까 폴짝 뛰어넘으셔도 무방함!)
얘들아, 너희들 옛 이야기 잘 아니?
"네. 그럼요. 전 전래 동화 많이 읽었어요." (잘난 척 하는 아이들은 어느 곳에나 있기 마련 ㅋㅋ~)
그럼 지금부터 내가 짬뽕 옛 이야기를 들려줄테니 어떤 이야기인지 잘 맞추어 봐.
옛날에 나무꾼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어. 커다란 연못 가에 있는 너무를 쿵쿵 찍어대다가 그만 연못에 퐁당 도끼를 빠뜨렸단다. 펑 뭉게뭉게~ 하얀 수염을 기르신 산신령님께서 나타나셔서 "이 금도끼가 니 도끼냐. 이 은도끼가 니 도끼냐?" 하고 물으셨지. 마음씨 착한 나무꾼은 "아닙니다. 제 도끼는 쇠 도끼입니다."라고 말을 했단다. (여기서 아이들은 "나 그 이야기 알아요."하면서 흥분하기 시작한다.) "마음씨가 참 착하구나. 금도끼, 은도끼, 쇠도끼를 모두 가지거라."하시면서 덤으로 꿀떡을 10개를 주셨단다.
나무꾼은 그걸 들고 고개를 하나 넘었지. 그런데, 갑자기 산만한 호랑이가 나타나더니 "어흥~ 꿀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하는 거야. 그렇게 고개를 10개를 넘으면서 꿀떡을 10개 모두 호랑이에게 빼앗기고 말았단다. 마지막 한 고개를 더 넘어야 집에 갈 수 있는데, 제발 호랑이야 나타나지 말아라 빌면서 고개를 넘었건만, 마지막 고개에서도 "어흥, 꿀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하면서 호랑이가 나타나는 거야. "호랑이님, 호랑이님. 꿀떡은 이제 하나도 없답니다." "꿀떡이 없다면 너를 잡아 먹겠다." 나무꾼은 눈물을 흘리면서 빌었지. "호랑이님, 저희 집에는 앞 못 보시는 어머니가 계십니다. 그 어머님은 그럼 어떡합니까?" 나무꾼의 효성에 감동한 호랑이는 "그럼 네 허벅지 살이라도 내 놓아라." 하였단다. 나무꾼이 호랑이에게 허벅지 살을 내 놓고는 피를 흘리면서 절뚝 거리면서 걷고 있었는데, 저기서 다리 다친 걸 보지 못 하는 옛 이야기 주인공이 하나 등장 했단다. 누굴까?
그래, <흥부 놀부>의 흥부란다. 흥부가 어디선가 나타나서 붕대를 들고와서 나무꾼의 다리를 친친 감아 주었지. 나무꾼은 너무나 고마워서 흥부에게 줄 게 뭐 없을까? 하고 주머니를 뒤졌더니 이상한 씨가 나오는 거야. 흥부는 그 씨를 심었지.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그 씨가 자라자라서 저 하늘 끝까지 닿아 있는 거야.
흥부는 그 줄기를 타고는 성 위로 가서 거인이 잠든 틈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 내려 왔단다. 며칠 후 거위가 알을 낳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냥 알을 낳은 거야. '이게 뭐야?'생각하면서도 '그럼 이 알에서 황금 거위가 나오려나?' 생각하면서 조금 더 기다렸단다. 그런데, 거기서 나온 것은 글쎄.... 황금 거위가 아니라 미운 오리 새끼 였지 뭐니!
너무 화가 난 흥부가 미운 오리 새끼를 구박했더니 미운 오리새끼가 울면서 집을 나갔지. 울며울며 간 곳은 백조가 된 오빠들을 위해서 7년 동안 말을 하지 않고 뜨개질만 하는 공주님이 계시던 곳이었지. 공주님은 옆에서 아양을 떨면서 자기를 위로해 주는 미운 오리 새끼가 너무 고마워 오빠들 옷을 짜면서 오리의 옷도 하나 짜 주었단다. 오리에게 옷을 입혀주자 오리는 펑~ 하고 마법사로 변신을 했지.
호박을 따서 마차를 만들고 생쥐를 데리고 와서 마부를 만들고, 그리고 주머니에서 유리 구두를 꺼내서는 공주님을 무도회에 보냈단다. "공주님,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린답니다. 아무리 즐거워도 시계가 12시가 되기 전에는 돌아와야 합니다."
공주님은 무도회가 너무 즐거워서 마법사의 말을 그만 깜박하고 말았단다. 시계의 종소리를 듣고 급히 달려 나오느라 그만 유리 구두를 계단에 떨어뜨렸지 뭐야. 왕자님은 공주님이 너무 그리웠지. 그래서 온 나라에 방을 붙였단다. 그런데, 나라를 구석구석 찾아 보아도 그 구두의 주인이 없는 거야. 그래서 인터넷 게시판에 광고를 냈지. 그랬더니 그 구두의 주인이 우리 나라 조선에 있다지, 뮈니? 그게 누굴까?
그래, 바로 콩쥐였단다. 왕자님은 콩쥐랑 데이트를 하기 시작했지. 왕비로 맞이하려면 데이트를 해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해야 하잖아. 그래서 둘은 영화관을 하나 빌렸단다.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말이야. 발 밑으로 무언가가 쌩하고 지나가잖아. 4D 상영관이라서 바람이 지나가는 거라고? 그럼 얼마나 좋겠니? 그런데 자세히 보니 생쥐가 막 다니고 있는 거야. "에그머니나, 왕자님, 무서워요." 하니까 왕자가 "콩쥐 걱정 마시오. 내게 다 생각이 있소."하면서 누군가를 불렀단다. 그게 누군지 아니?
그래, 피리 부는 사나이었단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피리를 불자 생쥐들은 사나이를 따라 어딘가로 갔지. 그리고 어떤 물에 퐁당퐁당 빠졌단다. 그곳이 어딘지 아니?
그래 그곳이 바로 심청이 물어 빠졌다는 그 인당수야~.... (다음 이야기는 각자 지어 보세요.)
패러디 동화들은 아무리 읽어도 지겹지 않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새롭게 꾸며진 이야기를 더욱 신나게 만들어주기 때문인가 보다.
밤마다 허브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시는 엄마. 허브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상상여행을 떠났겠는가. 엄마가 읽어주셨던 동화는 <빨간 모자 이야기>! 허브는 동화책을 읽고 나면 책 속의 늑대가 나올까봐 엄마에게 동화책을 꼭 가지고 나가라고 하는데, 어느 날 급히 전화를 받느라고 책을 두고 간 엄마 때문에 많은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책 속 늑대와 책 뒷표지의 예고편 아기 늑대까지 두 늑대가 먼저 등장하고, 늑대를 물리칠 요량으로 동화책 속의 잠꾸러기 공주님의 식탁에서 젤리를 가지고 온다. 거기서 나쁜 마녀가 함께 튀어 나오고, 무서워진 허브는 착한 요정이 나오는 동화책을 찾아 흔들어 요정을 불러 낸다. 요정은 신테렐라를 무도회에 보내기 직전이에서 늑대에게 요술지팡이를 흔들어 무도회 복장을 만들어 버리고 늑대는 신데렐라 대신 왕자와 춤을 추게 되었다나!(그래서 신데렐라는 할 수 없이 집에 남아서 밤새도록 부엌일을 해야 했단다. 에공공) 아기 늑대는 무도회에 갔지만, 그럼 큰 늑대는 무얼 하고 있을까? 허브를 한 입에 꿀꺽 삼키려고 하는 순간 "살려 줘요." 외치는 허브 소리에 착한 요정은 늑대를 애벌레로 만들어 버린다.
허브는 늑대가 다시는 책밖으로 나오지 못 하도록 잠자리에 들기 전 동화책을 모두 모아다가 척척 쌓고 그 위에 방 안에서 가장 무거운 물건을 얹어 놓는다. (침대?) 동화책 주인공이 책 밖으로 나오지 못 하게 말이다.
다음 날 엄마가 늑대 이야기를 읽어주는데 '빨간 모자' 앞에 나타난 것은 무엇일까?
내게는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다.